동아제약의 지주사 전환 계획이 표결에 부쳐질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국민연금 등 주요 투자자들이 주주가치 훼손 우려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26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동아제약이 발표한 지주사 전환 계획이 주주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그 가능성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동아제약의 지분 9.39%를 가진 주요 주주다.
동아제약은 앞서 지난 10월말 동아제약을 지주회사 동아쏘시오홀딩스(이하 홀딩스)와 그 아래 사업자회사인 ㈜동아에스티로 분할하고, 홀딩스 아래에 `동아제약`이라는 새로운 비상장 법인을 만들어 여기에 박카스 사업과 일반약 사업을 맡기는 지주사 전환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주주들은 지분의 63%는 동아에스티의 주식으로, 나머지 약 37%는 홀딩스 주식으로 받게 된다. 동아제약이 공시한 분할보고서에 따르면 사업자회사인 동아에스티는 박카스 사업 등이 떨어져 나갈 경우 매출액이 전환 이전 대비 33%(올해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은 무려 84% 줄어들게 된다.
일반적인 지주사 전환의 경우 사업을 수행하지 않는 지주사는 이익이 거의 없으면서 비용만 발생하기 때문에 주가가 점차 떨어지는 반면 사업자회사의 주식은 상승세를 타게 된다. 이와 달리 동아제약의 구상은 제약업계 1위 `동아제약` 브랜드와 `캐시 카우`인 박카스 사업을 홀딩스 소속 비상장 법인에 넘기기 때문에 투자자가 사업자회사 주식만 선택할 경우 지주회사 전환 이전에 비해 주식 가치가 낮아질 수 있다. 증권가와 제약업계는 동아제약의 지주사 전환 계획이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다음달 28일 열리는 임시주총에서 국민연금과 주요 주주들이 반대하면 지주사 전환안은 가결 요건인 3분의 2에 미달해 부결된다. 대주주 강 회장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14.64%(우선주 포함)이며, 업계 경쟁자인 한미약품과 녹십자가 각각 8.71%(우호지분 포함 약 13.7%)와 4.2%를 보유하고 있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이같은 우려에 대해 "모든 주주에게 사업자회사 동아에스티와 홀딩스 주식을 동등하게 배분하기 때문에 투자자의 전체 주식 가치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반박하며, "홀딩스 주식을 원하는 주주는 계속 보유하면 된다"고 말했다.
오후 2시5분 현재 동아제약의 주가는 전날보다 1.41% 상승한 10만8,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 가운데는 모건스탠리 창구를 통해 소폭의 순매수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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