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증시특급 1부- 글로벌 마켓 NOW
김희욱 전문위원 > 오랜만에 금요일다운 하루를 맞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00선 위쪽으로 오늘은 볼 수 있겠다. 로이터통신의 마감브리핑을 보자. 일희일비라는 표현은 지금 재정절벽을 앞둔 시장의 반응을 표현하기 매우 적합한 표현이다. 우리나라 대선으로 휴장했던 수요일은 월가가 웃었고 어제는 다시 울었으며 오늘은 또 다시 월가가 웃었다.
어제 우리나라 대선 후 처음 열린 장에서 이번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반응은 당연히 호의적이었다. 몇 주 전 이미 시작된 외국인 대량 매수세가 이번 정권교체는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이미 예견하고 있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오늘 미 증시는 재정절벽 협상 가능성이 오늘은 올라갔다고 판단을 하고 이를 매수세로 시장에 반영했다. 존 베이너 하원 원내대표는 기존 공화당의 부자증세 반대 입장을 뒤집고 대안으로 제시한 100만 달러 이상 초 고소득자에 대한 증세를 플랜B라고 명명하면서 자신들이 마치 크게 양보를 한 것 같은 제스처와 함께 하원에서 이를 표결에 밀어붙이겠다, 상원도 동참해달라고 발표했다.
오늘 미 증시는 플러스마감뿐만 아니라 우리증시 입장에서 반가운 두 업종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하나는 금융주이고 다른 하나는 주택 관련주가 그 주인공이다. 월가 금융주들은 국내증시 외국인 투심을 좌우한다는 점에서 당연히 호재다. 오늘 발표된 주택매매건수가 3년래 최고를 기록하면서 주택경기는 바닥탈출을 위한 강력한 모멘텀을 또 한번 마련했다. 그런데 주택시장 이야기할 때만 미국이라는 것을 붙이게 된다. 기술이나 제조업 등의 업종은 미국이라는 말을 빼고 이야기를 해도 우리나라와 비슷하기 때문에 오해가 없을 것 같은데 우리나라 주택경기는 아직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주택지표는 미국에 국한한다는 점이 씁쓸하다.
다음으로 지난 연준의 QE3 발표 당시 힘을 실어줬던 모기지 시장에 대한 무제한 양적완화가 어느 정도 실물 주택시장에서도 반응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판단이 가능하다. 당연히 주택가격이 올라야 사람들은 모기지 대출 한도가 더 많이 나오는 상품으로 갈아타면서 남은 돈으로 자동차도 최신 현대, 기아차로 바꾸고 자녀들에게 갤럭시나 옵티머스도 사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보통 이사를 가면서 가구나 가전제품을 바꾼다. 그런 차원에서 효과가 크다. 최근 재정절벽이라는 그림자가 워낙 짙어 주택시장 회복의 광채가 가려져 있는데 이는 미 경제에 무시할 수 없는 잠재력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악재와 호재의 대결로 본다면 재정절벽은 하루 아침에 해결이 가능하지만 주택시장은 한 번 불이 붙이면 최소 5~10년 정도는 지속된다. 현재 연준 양적완화도 그렇고 주택시장도 그렇고 호재들의 파워가 훨씬 더 악재보다는 강력하다.
현재 전문가 시황을 살펴보자. 주택시장이야말로 한동안 미 경제의 브레이크 역할만 하다가 이제는 강력한 엔진으로 탈바꿈할 기대주라며 소비자 심리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미 주택경기는 올해 턴어라운드를 시작해 내년에는 제대로 이룩해 날아오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플랜B란 도대체 무엇인가. 지금 하원에서 밀어붙인다고 하지만 민심을 무시할 수 없다. 여기에 대한 CNN의 여론조사 내용을 들어보자. 연소득 100만 달러면 우리나라 돈으로 11억 원 정도인데 이 100만 달러 이상을 대상으로 한 부자증세가 플랜B의 골자다. 일반 국민들은 굳이 여기에 대해 반대하거나 싫어하지 않을 것 같은데 이에 대해 최근 CNN과 ORC인터네셔널 리서치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자. 현재 민주, 공화 양당의 정치적 태도에 대해 54%의 응답자들은 현재 공화당의 입장이 너무 독선적이라고 했다. 반대로 민주당이 양보가 없는 것이라고 답한 사람은 37%로 더 적었다. 이어서 어느 쪽이 더 상식적이고 민심을 잘 반영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공화당이라고 답한 사람이 43%이며 민주당이 그렇다고 답한 사람은 과반수를 넘는 57%로 집계됐다.
이어서 이번 설문에 응답한 응답자들 가운데 70%는 이번 재정절벽 문제가 직접적으로 자신의 생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고 만약 재정절벽 협상이 결렬된다면 누구의 책임이냐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48%가 존 베이너의 책임이라고 더 크게 봤고 반대로 오바마 대통령이 비난을 받을 것이라고 본 사람은 37%를 기록했다. 마지막으로 재정절벽 처리에 누구를 더 신뢰하느냐는 질문에는 39대 29로 오바마 대통령이 존 베이너 하원 원내대표를 압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 입장에서 의아한 것은 아무리 미국이라도 연 1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11억 이상 버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고 흔하지 않을 텐데 왜 일반 시민들조차 플랜B를 반기지 않을까. 여기에 대해 미국의 조세연구원 격인 기관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금 하원 원내대표가 표결로 밀어붙이는 플랜B를 적용할 경우 시뮬레이션을 돌려본 결과 다음과 같다. 100만 달러 이상의 초 고소득자들은 7만 2360달러, 우리 돈으로 약 7300만 원 가량의 연 세금이 늘어난다. 이렇게 해도 세원이 부족해 결국 미 국민 대부분이 속해 있는 연간 1만 달러 이상, 20만 달러 미만 소득자들의 세금도 같이 플러스로 올라갈 수밖에 없다.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공화당 지지자들이 많은 20만 달러 이상, 100만 달러 미만 고소득자들의 세금은 오히려 마이너스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100만 달러 이상 버는 사람들이 7만 2360달러 세금이 늘어나는 것과 마찬가지의 부작용은 미국 일반 국민들이다. 1만 달러, 연 1000만 원 정도 버는 사람부터 20만 달러, 약 2억 원 버는 사람들의 소득세도 같이 올라간다는 것이 함정이다. 그래서 일반 시민들이 반대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은 일종의 꼼수라고 평가하고 있다. 겉으로는 부자증세를 양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저소득층도 같이 끌고 들어가는 쪽으로 밀고 붙인다. 이르면 우리나라 시간으로 오늘 오전 표결이 있다고 하니 이 결과를 보자. 만약 하원에서 표결이 가결되더라도 대통령이 보이콧을 하면 바로 법안이 폐기되므로 완전히 끝이라고 볼 수는 없다.
마지막으로 KBW 은행업종지수를 보자. 우리나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에 대해 어느 정도 예견을 했다는 의견은 외국인 2주 가량의 순매수 증가로 어느 정도 대변된다. 미 대표 은행들 주가를 모아 놓은 KBW 은행업종지수와 코스피 동행은 확인되고 있고 미 대선 이후 급락하면서 코스피에도 부담을 줬으며 최근 KBW 은행업종지수가 2번 바닥을 형성하고 급등하고 있는 이 상황이 외국인 국내 매수세 급증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따라서 오늘도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는데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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