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을까?] 1편. 협상하지 않으면 손해 본다!
여자가 요구하지 않는다고?
예전 대학의 박사 과정 주임 교수에게로 일할 때 대학원 여학생 대표들이 나를 찾아왔다. 그들은 많은 대학원 남학생이 직접 수업을 맡아 학부생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대부분의 여학생은 교수들의 수업 조교로만 일한다며 불평했다. 여학생들의 말에 공감한 나는 그날 오후 수업 배정을 담당하는 학장에게 여학생들의 불만을 이야기했다. 그러나 학장의 답변은 간단했다.
“저는 수업에 대한 좋은 아이디어와 수업 능력, 그에 대한 합리적인 보수를 제시하며 기회를 달라고 요구하는 학생 누구에게나 기회를 주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남학생들은 많이 요구하는데 여학생들은 요구하지 않더군요.”
여자는 요구하지 않는다! 연봉협상에 대해 조사한 결과, 남학생들은 57%가 첫 제안을 거부하고 연봉을 협상했지만, 여학생들은 고작 7%만이 연봉을 협상했다. 나머지 93%의 여학생들은 더 요구하지 않고 회사의 제안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자신이 뭘 원하는지 알고, 그것을 얻기 위해 원하는 것을 요구하는 것은 협상을 시작하는 가장 필수적인 첫 단계다. 협상을 시작도 못하는 상황이라면, 세상에서 가장 좋은 협상 전략이라 한들 아무 쓸모가 없다.
협상을 하지 않는 것은 금전적인 문제를 비롯한 많은 불이익을 가져온다. 그리고 실제로 많은 회사가 자신의 가치만큼 보수를 더 받으려고 애쓰는 직원을 존중한다.
왜 협상을 해야 할까? 꼭 해야 할까?
도전적으로 협상을 하는 직장인도 있지만, 사실 그간 많은 사람들이 협상을 어려워했다. 특히 여자들 중에 협상을 불편해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협상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기본적인 생존 기술이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매일같이 출현하고, 모든 사업에서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고 있다. 협상을 해야 할 상황이 자연스럽게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직장인들의 경력 또한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많은 직장인이 한 회사에서 평생 근무했지만, 오늘날에는 이런 경우가 극히 드물다. 미국에서는 근로자의 약 25퍼센트가 12개월도 안 되어 회사를 옮기며, 평균 한 회사에 근무하는 기간은 3년 6개월에 불과하다는 통계가 있다. 우리나라 직장인의 근속 기간도 6년이 채 되지 않는 기간으로 유럽의 절반에 불과하다. 직장을 바꿀 때마다 협상에 익숙하지 않은 많은 직장인들이 이제 자신을 위한 협상을 직접 해야만 한다. 직장을 그만두고 자기 사업을 시작했다면 더더욱 협상을 할 일이 많아진다. 컨설팅 비용과 부동산 계약, 수익 처리 방식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협상해야 하기 때문이다.
남자뿐 아니라 여자도 협상을 중요하게 여겨야 하는 이유는 일터와 생활 풍경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여자들은 직장에서 사장, 팀장, 동료의 역할을 담당하고, 가정에서 아내, 엄마, 딸 등 과거와 달리 많은 역할을 맡는다. 여자의 사회진출도가 높아지고 직장과 가정에서 여러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에, 삶의 여러 갈등 요소를 현명하게 헤쳐 나가야 하는 부담 역시 늘고 있다.
<린다 뱁콕, 카네기멜론대학교 경제학과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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