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외국계 금융회사들이 한국시장에서 철수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인 금융 구조조정 때문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인 가운데, 단기성과에만 집착하는 외국계 금융회사의 행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이성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은 이달중순 서울지점을 폐쇄하고 한국에서 철수한다고 전격 발표했습니다.
2007년 처음 한국 시장에 발을 들여놓은지 5년만입니다.
영국 아비바그룹은 우리아비바생명에 대한 우리금융지주와의 합작 관계를 청산하기로 했습니다.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ING생명도 KB금융지주와 지분매각 협상을 진행중이며, HSBC 홍콩상하이은행도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소매영업에서 손을 떼는 방안을 검토중입니다.
외국계 금융회사들의 한국 탈출이 은행과 보험, 증권 등 전 금융권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겁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자금압박에 시달리던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 자산 매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됩니다.
특이할 점은 지분정리에 나선 아비바와 ING는 물론이고 최근 한국 철수설에 휩싸인 SC은행 모두 유럽계 금융회사라는 겁니다.
유럽 재정위기 이후 구제금융과 향후 경제재건에 따른 자금소요가 많은 유럽 각국 정부가 금융회사들에게 현금확보를 주문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외국계 금융회사들이 경쟁이 치열한 국내시장에서 마땅한 수익을 내지 못한 것도 원인으로 지적됩니다.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금융 구조조정을 감안했을 때 외국계 금융회사들의 한국 탈출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금융회사가 폐쇄되면 그 곳에서 일하던 직원들의 실직 문제 뿐아니라 예금과 펀드, 보험상품에 들었던 고객들까지 연쇄적으로 피해를 입게 됩니다.
<인터뷰: 김병덕 금융연구원 박사>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식의 외국계 금융회사의 영업행태는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금융의 안정성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억제하는 감독정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대량 실직과 고객피해를 감안해 엄격한 심사와 실질적인 패널티가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한국을 아시아 금융중심지로 만들겠다고 표방한 정부가 외국계 금융회사들의 한국 진출을 안이하게 대응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이성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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