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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 취업과 결혼을 포기하고 있는 젊은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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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포드대 인생특강,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 1회. 취업과 결혼을 포기하고 있는 젊은이들

오늘날 세계에서 젊은이들의 미래에 대한 전망은 확실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 불과 몇십 년 전만 하더라도 거의 모든 청년들이 청소년기가 끝날 무렵이면 어디에서 살고 어떤 직업을 가지며 어떤 짝을 만날지와 같은 질문들에 대한 답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 대부분의 청년들은 성년이 되어서도 이러한 질문들에 답하지 못한다.

글로벌 경제는 청년들로 하여금 그들이 성장해온 공동체로부터 분리되도록 여러 가지 기회들을 제공함으로써 자극하고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고학력의 청년들조차 안정적인 직업을 갖지 못하고 비정규직으로 세월을 보내고 있다. 가정을 꾸리는 문제에서도 세계 곳곳의 청년들은 결혼을 늦추거나 아예 포기하고 있다. 이 추세가 지속될 경우 아예 결혼을 하지 않거나 출산기나 육아기를 넘길 때까지 결혼을 미루는 청년의 비율은 계속 증가할 것이다.

이러한 변화 자체와 변화가 가져오는 기회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청년들도 있다. 이들은 미래에 대한 명확한 포부가 있다. 스스로를 강하게 동기화하고, 에너지가 넘치며, 낙관적이고, 야망을 실현하기 위한 현실적인 계획을 수립한다. 적극적으로 세계를 탐험하고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기를 즐긴다. 그들은 어떤 보호도 필요치 않고, 그들을 재촉할 필요도 없다. 그들이 하고 싶어 하는 일을 못하도록 막는 일도 거의 불가능하다. 한마디로 이런 청년들은 자신에게 영감을 주고 방향을 제시해주는 강한 목적의식을 찾은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친구들은 대부분 허둥대고 있다. 어른으로 성장해 가는 길목에서 중요한 선택들을 앞두고 우왕좌왕하는 청년들은 성격 발달과 사회적 발달에 있어 자신이 방황하거나 정체된 것처럼 느낀다.

이렇듯 미국이나 일본, 유럽에 이르기까지 산업화된 사회에서 대부분의 청년들은 부모, 직장인, 배우자 등 한 사회의 일원으로서의 삶을 규정하는 역할들 중 어떤 것에도 헌신하기를 주저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한 극단적인 사례를 들자면 서른 살의 성인 대다수가 여전히 결혼도 하지 않고 안정된 직장도 없이 부모의 집에 얹혀살고 있다고 한다. 미국에서 십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청년을 상대로 시행된 한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었다. “거의 대부분의 청년들은 결혼, 가정, 자녀 문제를, 추구해야 할 과업이 아닌 피해야 할 심각한 위험으로 여긴다.”

유럽, 아시아, 미국, 여타 산업화된 국가 경제는 젊은이들에게 충분한 고용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정도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젊은이들이 취업을 망설이고 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사회 전반의 만연한 불확실성을 목격함에 따라 스스로 위축되어서일 수도 있고, 선택에 따르는 위험 부담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 수도 있다. 또는 자신의 비전이 영감을 주지 못하거나 무의미하게 느껴져서일 수도 있다. 수많은 부모나 교육자들은 청년들의 망설임 뒤에 존재하는 이와 같은 이유들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그저 자신들의 삶에 만족을 가져다줄 소명을 찾지 못해 헤매는 청년들을 그저 염려할 뿐이다.

많은 부모들은 처음에는 가볍게 웃어넘기다가 점차 심각한 표정이 되어 근심하게 된다. 자식들이 긴 세월이 흐른 뒤 부모의 둥지로 다시 돌아오는 ‘부메랑족’이 될까 두려운 것이다. 그들은 “어떻게 하면 훌륭한 내 딸을 지하실에서 나오게 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 해답을 찾기 원한다.

자녀를 향한 부모의 사랑은 세상에서 가장 큰 축복이다. 대다수의 부모들은 자녀들의 삶에서 기꺼이 어떤 도움이든 베풀 것이다. 마찬가지로, 거의 모든 자녀들이 부모가 자신들의 필요를 채워줄 것이라 확신하는 것도 분명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나는 부모들이 인생의 황금기를 자녀의 필요를 채워주는 데 소진하기를 원할 것이라 생각지는 않는다. 또 이런 문제가 자녀들 입장에서도 최고의 관심사일 것이라 생각지 않는다. 그들의 최고 관심사는 스스로의 힘으로 가족에게 기여하고, 개인을 벗어나 세상에 기여할 방법을 찾는 것이어야 한다.

궁극적인 문제는 자녀들의 삶에서 부모가 어떤 역할을 하느냐가 아니라 자녀들 스스로 충족감을 느끼느냐는 것이다. 청소년기에 어느 정도의 자기 탐구와 실험은 바람직한 것이다. 청소년기는 인간 발달에서 자기 정체성을 갈고 닦기 위한 중간 정거장 같은 일시적인 시기다.6 이 청소년기는 사춘기와 함께 시작해 부모, 배우자, 직장인, 시민과 같이 성년으로서의 사회적 역할에 헌신함으로써 끝나게 된다. 어른으로 성장해가는 이 핵심 과도기를 보내는 가장 현명한 방법은 스스로를 시험하고, 미래를 고민하고, 자신의 야망과 관심에 부합하는 기회를 찾는 데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다.

젊은이들은 언젠가는 청소년기에서 성년기로 이행해야만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희망적으로 미래를 바라보는 이에게는 날카로운 예측의 재료가 될 수 있는 이러한 인식이, 상당수의 청소년들에게는 막연하고 불길한 예감, 심지어는 심신을 쇠약하게 하고 심각한 발달 장애로 귀결되는 강박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성년으로서 마땅히 수행해야 할 사회적 역할로부터의 이탈이 지나치게 오랜 기간 지속될 경우 문제는 더 심각하다. 직업, 가족, 그 외 다른 중대한 공동체의 책임으로부터의 이탈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청소년들을 불편하게 한다. 이러한 상태는 무한정 지속될 수 없을 뿐 아니라 반드시 심리적인 대가를 치르게 되어 있다.

<윌리엄 데이먼 스탠포드대 윤리교육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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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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