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신용등급이 좋아지거나 소득이 증가할 경우 은행에 대출 금리를 낮춰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 분들이 많지 않습니다.
그동안 은행들이 수익감소를 이유로 대출자에게 이를 잘 알리지 않았는데, 앞으로 이를 활성화하는 제도가 시행됩니다.
이근형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에 사는 직장인 박씨는 얼마전 은행으로부터 만기가 도래한 대출을 연장하겠냐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박씨는 한 은행을 8년동안 거래하면서 그 사이 승진도 하고 소득도 늘었지만, 은행이 제시한 대출금리는 변함이 없었습니다.
[인터뷰] 박영준(가명)
“그동안 승진도 했고 소득도 많이 올랐는데도 불구하고 금리가 전혀 내려가지 않아서.. 최근 저금리 시대에 금리 조정된다는 사실을 알고 화가 많이 났죠."
박씨는 결국 십여년 이상 거래를 해 온 주거래은행을 포기하고 낮은 금리를 제시한 은행으로 옮겼습니다.
이처럼 승진이나 소득개선으로 신용이 좋아질 경우 은행에 금리인하를 요구하는 제도가 있지만 알고 있는 소비자는 극히 드뭅니다.
하지만, 앞으로 대출자들이 금리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제도가 활성화됩니다.
은행들은 30일부터 상품설명서나 홈페이지, 영업점 게시물에 금리인하 요구권에 대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소개해야 합니다.
대출자들은 안정적인 직장으로 이직했거나 소득이 10~15%이상 늘었을 경우, 또 승진을 하거나 의사와 같은 전문직 자격증을 취득한 경우 은행에 금리인하 심사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자산이 늘었거나 빚이 크게 줄어 신용등급이 좋아진 경우도 심사대상에 포함됩니다.
심사가 통과되면 대출자들은 최소 0.6%p에서 최대 1.3%p까지 대출금리를 낮출 수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은행들이 금리인하요구권 제도를 잘 시행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카드사들의 대출상품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경제TV 이근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