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SK그룹의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SK C&C가 대규모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습니다.
지난 6월과 11월 각각 2500억원과 2000억원의 사채를 발행한 데 이어, 이번에는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를 근간으로 교환사채 발행에 나서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신동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SK C&C가 보유한 자사주는 450만주, 전체 지분의 9%나 되는 물량입니다.
20일 종가인 9만400원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해도 가치가 4천억원을 넘습니다.
SK C&C는 이 자사주 중 일부를 활용해 교환사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전화인터뷰>증권사 관계자
"(SK C&C가) 교환사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자사주 가지고 그걸로 교환사채 계획을 하고 있다... 그걸 그냥 조용히 진행하고 있다."
교환사채(EB)란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특정 가격에 교환해 주기로 하고 발행하는 회사채를 말합니다.
기업입장에서는 주식교환이라는 잇점을 내걸어 다른 어떤 회사채보다 낮은 금리에 채권을 발행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채권자가 주식교환을 요구하면 자신들이 보유한 주식을 내주면 돼 신주 발행에 따른 자본금 변동과 대량매물 출회의 부작용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교환사채 발행시 20~30%의 프리미엄이 붙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SK C&C는 이번 교환사채 발행에 성공할 경우 적어도 2천억원의 넘는 자금을 조달할 수 있습니다.
SK C&C의 교환사채 발행은 이번이 처음으로, 지난 2010년 10월 주가방어 차원에서 2개월간 2295억원을 들여 사들인 250만주가 대상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올 6월부터 8월말까지 2100억원을 들여 사들인 200만주의 자사주도 있지만 주가 방어 운운하며 매입했다 바로 교환사채로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기에는 아무래도 부담스럽기 때문입니다.
SK C&C는 이미 올 하반기 대규모 자금조달을 본격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6월 2500억원, 11월에는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습니다.
회사 측은 교환사채 발행 추진에 대해서는 부인하며 최근 발행한 사채는 차입금 관리를 통한 재무개선차원이라고 설명합니다.
<전화인터뷰> SK C&C 관계자
"계속 저희가 아시다시피 이자율이나 이런 부분들이 많이 떨어졌으니까 시중금리라든지 그러니까 그런 단기차입금이나 그런부분들 관리하는 차원에서 회사채 발행하고..."
하지만 SK C&C는 이미 올 연말까지 만기가 돌아올 채권들을 모두 장기채로 전환시켰고, 내년 상반기에도 딱히 돌아올 만기 물량이 많지 않은 상태입니다.
따라서 최근 자금 확보 움직임을 두고 업계에서는 향후 M&A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신동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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