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포커스 1부 - 마켓인사이드>
토러스투자증권 오태동 > 지난 주 금요일 백악관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하원 의장들이 만나 건설적인 이야기를 했다는 코멘트가 나오면서 글로벌증시가 리바운드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들은 정치가다. 이번 미국 대선에서도 보았듯 오바마 대통령은 52% 지지율, 롬니 후보는 48% 지지율이다. 다시 말해 48%는 공화당 편이라는 이야기고 공화당 입장에서도 무조건 민주당의 의견대로 양보만 할 수는 없다는 의견이다.
합의 과정이 순탄하게만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다. 공화당을 지지했던 지지자들도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 민주당과 공화당은 자기네들의 효과를 일정 부분 철회하면서 얻어낼 것은 얻어내는 과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되므로 시장이 지나치게 기대감을 가지고 접근하는 것은 부담스럽다. 대신 연내 부분적인 합의는 가능할 것이다.
그 가능한 것에 대해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를 차트를 통해 보자. 안도 랠리가 나올 것인가에 대한 판단을 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위험지표를 나타내고 있는 차트를 보면 지금 위험지표 자체가 그렇게 높아져 있지 않다. 애초부터 재정절벽에 대해 합의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재정절벽에 대한 걱정을 금융시장이 크게 반영하지 않았다. 그래서 부분적인 합의가 나오더라도 당초 시장에서 기대한 것보다 안도 랠리의 강도가 높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이런 재료만 가지고 시장이 상승으로 턴어라운드를 하기에는 힘들어 보인다.
밸류에이션을 매일 체크하고 있는데 밸류에이션이 가진 맹점은 미래의 이익을 추정해 그것을 감안했을 때 지금 주가가 싸다는 것이다. 올해 나타나고 있는 우리나라 애널리스트들의 추정치를 보면 올해 이익에 대한 추정치는 많이 하향 조정됐다. 왜냐하면 실적이 발표되니 그에 맞춰 하향 조정을 하게 되는데 내년도 실적 전망치를 그렇게 내리지 않았다.
2012년, 2013년 영업익과 순이익 차트를 통해 살펴보자. 올해 코스피에 포함된 292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를 하니 올해 영업이익은 133조가 예상되고 내년은 160조 원이 예상된다. 영업이익의 증가율은 20%로 예상한다. 그리고 단기 순이익은 118조 원을 기록하면서 순이익의 증가율이 20% 정도 예상된다. 과연 내년도 성장률이 그렇게 높지 않은데 20%의 성장이 가능하겠는가에 대해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
내년도 이익을 감안한 한국증시의 PER은 1900포인트에서 8.9배 정도 된다. 8.9배도 그렇게 낮은 숫자는 아니다. 그런데 내년도 이익 전망치를 5%만 하향 조정하면 PER이 9.5배가 되고 10% 하향 조정하면 PER이 10배가 된다. 결국 글로벌경기 모멘텀 자체가 바닥을 통과하는 신호가 나오기 전까지는 이익에 대한 추정치를 시장이 신뢰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가장 이익전망치가 좋은, 그리고 실제로 이익을 잘 내고 있는 삼성전자로 시장이 몰리는 이유도 당장 가시적인 실적을 내놓은 기업에게만 계속적으로 다가가겠다는 것이 시장의 표현이다. 이익전망치가 낮고 높음에 따라 밸류에이션이 싸다는 이야기는 시장에 잘 먹히지 않고 있다.
그렇게 생각한다. 악재에 민감하게 시장이 반응하는 이유도 결국 경기에 대한 신뢰가 낮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선행지수와 관련된 차트를 보면 전세계 증시와 전세계 경기선행지수가 약간의 엇박자를 내고 있다. 경기는 올해 3월을 고점으로 떨어지고 있는데 전세계 증시는 올랐다. 전세계 증시가 오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양적완화 정책이나 유럽 중앙은행의 국채매입 의지 등의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는 올랐는데 실제 글로벌경기의 선행지수는 여전히 하락 중이다.
관건은 글로벌경기 선행지수가 언제 저점을 통과하느냐다. 분석해본 결과 연말과 내년 1분기 초에는 바닥을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앞으로의 중기적인 조정 기간이 그렇게 길게 남아있지는 않았다. 이런 글로벌 펀더멘탈 환경을 감안해 내년 증시가 연초를 저점으로 완만하게 상승할 것으로 판단한다. 앞으로 2, 3개월 정도만 참는다면 그때부터는 올해보다 수월한 시장환경이 나올 수 있다.
연말 랠리에 대한 기대감을 많이 피력하는 투자자도 있고 주가가 상승하지 않겠느냐고 예상하기도 한다. 연말까지는 박스권 패턴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다. 참고로 12월 30일 코스피 종가가 1850정도 선에서 끝날 것으로 예상한다. 그리고 연초 소폭 조정을 받은 후 그때부터는 저점을 높여갈 것으로 본다.
지금 전략은 공격적으로 시장에 대응하기 보다 일정 부분 현금을 두고 시장이 밀릴 때만 들어가는 전략이 좋다. 아니면 중기적인 측면에서 시장을 바라본다면 내년에 유망할 업종을 미리 선점하는 전략이 좋겠다. 내년 1분기에는 시장에서 가장 천대를 받았던 소재, 산업재도 일정 부분 리바운드할 가능성이 있다. 지금 그런 종목을 들고 있다면 팔지 말고 기다리자. 올해 하반기에 보여준 주도주인 IT, 인바운드 소비 관련 종목은 내년에도 계속 상승 트렌드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종목군들을 보유하면서 올해 연말은 시장의 기대치를 낮추고 지나가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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