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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화 50년 빛과 그림자 ③] 산업 고도화, '위기극복'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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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5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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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한국경제TV가 연속으로 기획 보도하고 있는 `산업화 50년 빛과 그림자` 세 번째 시간입니다.

    IT와 철강, 자동차 등 제조업 중심의 수출산업은 지난 50년간 우리 경제를 비약적으로 성장시켰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침체에 원화강세까지 겹치면서 대외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우리 경제는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한국경제가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선 무엇을 보안하고 어떤 것들을 해내야 할까요?

    신동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민간 경제연구소들은 수출지상주의에 빠져 있는 우리 경제가 앞으로 심각한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대외의존도가 매우 높은 우리 경제가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최근 나타나고 있는 원화강세는 국가 경제 전체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환율이 10% 하락하면 우리나라의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4%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0년 한국은행 자료)

    실제로 국내 수출기업들의 채산성도 환율이 하락하면 악화된다는 조사도 나왔습니다.

    환율 하락 즉 원화가치가 오른만큼 수출품 가격을 올려야 마진이 유지되는데, 10%가 올라도 평균 2.1% 밖에 가격에 반영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이런 상황을 지난 9월 우리의 주요 수출품목에 대입해 보면 휴대전화는 4.4%, 반도체는 0.7%, 자동차는 0.1%씩 채산성 악화가 나타납니다. (현대경제연구원).

    <인터뷰> 손영기 대한상의 거시경제팀장

    "환율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업종별로 가전, 석유화학, 반도체 등이 적정환율이 무너져 갈수록 손해를 보는 상황이고 향후 원화강세가 지속되면 자동차와 철강금속도 위험한 상황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업종들이 우리나라 우리경제의 40%를 차지하는 주력업종이라는 것인데요. 이들이 어려워지면 우리경제 전체가 어려워 질 수 있습니다."

    < 스튜디오 브릿지> ... 스튜디오 모니터 CG2장 (국가별 대외의존도, 국가별 대외의존도 추이)

    우리나라의 대외 의존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얼마나 높은 지 살펴보겠습니다.

    2010년 기준 우리나라의 대외 의존도는 87%로 OECD 평균(39%)을 두 배 이상 웃돌며, 미국(22%)과 일본(24%)에 비해서는 네 배나 높습니다.

    최근 10년간의 변화를 살피보면 우리나라의 대외 의존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얼마나 가파르게 상승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런 높은 대외의존도는 제조업 기반의 수출 중심 산업구조에 기인합니다.

    2010년 기준 우리나라의 산업구조는 제조업인 2차 산업과 서비스업인 3차 산업이 4대 6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농업, 어업 등 1차 산업 2.6%)

    언뜻 보면 2, 3차 산업이 적절한 비중을 가진 것 같지만 OECD 국가들이 2차산업 26%, 3차산업 72%의 비중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제조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입니다.

    더구나 60%의 산업비중을 차지하는 3차 산업 대부분이 부가가치가 낮은 생계형 업종에 치중돼 있다는 점은 여전히 제조업이 우리 경제의 중심이라는 점을 뒷받침합니다.

    전문가들은 제조업에 치우친 경제의 무게중심을 내수 기반의 3차 산업으로 이동시켜야 한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정대진 지경부 산업정책과장

    "제조업을 보완하되 서비스업의 질적성장이 필요합니다. 생계형 서비스업 기술혁신형 서비스업이 있는데 생계형 보다는 기술혁신형 서비스업을 발달시켜야 합니다."

    하지만 땅덩어리가 좁고 급속한 노령화에, 인구 수 마저 줄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서비스업 중심의 산업구조 역시 대안이 되기 어렵다는 시각도 많습니다.

    결국 제조업을 버릴 수 없는 상황에서 역으로 제조업의 생산성이 높아지도록 체질을 개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와 경제구조와 상황이 비슷하면서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제조업 강국 독일의 사례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독일의 제조업 비중은 30%.

    OECD 국가 중 제조업 비중이 크고 대외의존도 역시 73.1%로 매우 높아 우리 경제와 유사점이 많습니다.

    <인터뷰> 박정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수출지향국가가 많지 않습니다. 특히 수출 제조업 국가 성공한 국가는 독일이다. 모범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생산기반과 가격경쟁력을 갖추면 해외구매수요를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독일 제조업의 경쟁력은 중간투입생산성과 자본생산성 등의 지표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중간투입생산성이란 완제품을 만들어 판매할 때 핵심부품이나 소재 등 중간투입물을 투입한 이후 얼마나 더 수익을 냈느냐를 보는 지표며, 자본생산성은 쉽게 말해 돈을 써 얼마나 많은 생산물들을 만들어 내고 있는냐 살피는 수치입니다.

    둘다 숫자가 크면 그만큼 이익률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독일 제조업의 중간투입샌산성(1.45)과 자본생산성(8.07)은 선진국 평균은 물론 우리나라(중간투입생산성 1.28, 자본생산성 5.23)를 훨씬 웃돕니다.

    상대적으로 낮은 인건비 영향으로 노동생산성에서는 우리가 독일에 앞선다고는 하지만 우리나라의 급격한 인건비 상승률을 감안하면 이마저도 큰 의미를 두기 어렵습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도 독일처럼 수입의존도가 높은 핵심부품의 국산화나 원천기술이 확보된 기술개발로 중간투입생산성을 높이고, 설비의 고도화나 유통의 혁신으로 자본생산성을 올려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최근 세계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의 스마트폰 시리즈는 좋은 본보기가 됩니다.

    시장을 선도하는 기술력과 AP칩 등 핵심부품의 자급이 결국 경쟁력으로 작용했고, 어려운 글로벌 경제환경에도 불구하고 높은 이익을 남겨주고 있습니다.

    다른 산업분야에서도 이런 경쟁력과 제품이 나와야 한다는 의밉니다.

    OECD는 최근 글로벌 장기 경제성장률 전망을 통해 우리나라가 2030년에 들어서면 경제성장률이 연 1%대로 추락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성장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지금의 산업구조라면 이 전망이 맞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주력 산업의 체질개선과 제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꾸준한 노력이 더해진다면 우리 경제의 미래가 어두운 것만은 아닙니다.

    한국경제TV 신동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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