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투자의 아침 3부 - 외신 브리핑
김희욱 전문위원 > 태풍 샌디 이후 판세를 완전히 장악한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것이라는 예상은 어느 정도 됐었다. 그래서 오바마 랠리도 미 대선 발표 전 증시가 오르면서 나왔는데 막상 오바마 재선이 발표되고 나니 오바마 랠리가 오바마 투매로 바뀌었다. 그 이유에 대해 알아보자.
어제 장 마감 시점에는 오바마의 재선은 대형 불확실성 제거라는 측면에서 우리증시에 절대적인 호재라고 많이들 좋아했었다. 그러나 월가 현지의 반응은 전혀 달랐다. 오늘 우리 코스피지수도 며칠 동안 20포인트 반등한 것을 그대로 반납할 수밖에 없는 현실과 마주했다. 그렇다면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이 월가의 대량 매도세를 몰고 온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뉴욕타임즈가 분석했다.
그 이유는 오바마의 재선에 대해 월가는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클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오바마가 재선에 성공하면서 연준의 양적완화 기조는 보장됐지만 이것은 벌써 단물이 빠진 재료이고 오히려 프랭-닷 법안이나 볼커룰 같은 미 대형 은행규제안이 더 큰 걱정이다.
오늘 하루 동안의 미 은행주의 주가 흐름을 보자.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 골드만삭스, JP모간, 시티 등 미국을 대표하는 금융주들이 저렇게 많이 빠진 것은 흔히 있는 일이 아니다. 가장 최근 JP모간 파생상품 사고났을 때 있었던 일로 큰 일이다.
앞으로의 동향을 포브스지를 통해 보자. 미국은 후원금이라는 전통이 우리나라 정치자금법에 비해 상당히 관대하기 때문에 오히려 노골적이면서도 세련된 문화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한 후보에게 후원을 한다는 것은 공개적인 투자 관점으로 인식이 가능하다.
이번 대선에 월가 금융사들의 후원금 금액이 금융규제안 폐지를 약속한 공화당 롬니 후보에게 6100만 달러가 간 반면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3분의 1 정도인 1870만 달러가 제공됐다.
여기에 롬니에게 제공된 후원금 할당액을 보면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 골드만삭스, JP모간 등 후원금을 많이 낸 기업들 순서대로 하락폭이 컸다. 6100만 달러면 우리나라 돈으로 670억 원 정도인데 이 후원금이라는 투자 실패에 대응하기 위해 나간 돈을 메꾸려고 오늘 월가는 주식을 팔았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같은 월가 금융사 가운데 운용사들도 오바마 길들이기나 저항의지에 일심동체가 되어 일제히 안전자산 선호, 즉 현금화에 동참했다. 오늘 만기를 앞두고 있는 우리증시 외국인 수급에 결코 좋을 것이 없는 상황이다.
선거를 시장 관점으로 바라봐야 하는 만큼 복잡한 해석이 뒤따를 수 밖에 없다. 마켓워치 기사의 분석을 보자. 왜 제목에서 절반의 성공이라고 표현했느냐면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는 성공했지만 미국 내에서 민심과 더 가까운 하원에서 공화당에 과반 의석을 빼앗겼기 때문이다.
미국의 국회의원은 상원과 하원으로 나눠져 있는데 우리나라에 비유하면 하원은 지역구, 상원은 전국구 또는 당직자 정도다. 두 번째 임기에 돌입한 오바마 대통령이 당장 해결해야 할 재정절벽 문제는 여소야대 상황을 맞아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하원과의 협의 없이는 절대로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조금 더 노골적으로 표현하면 대통령이 국회의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다.
재정절벽 문제는 자칫 잘못하면 주로 서민층 보호 목적으로 쓰이는 실업수당이나 소득공제와 같은 것이 한번에 끊길 수 있는 거대한 불확실성으로 국민들의 가처분소득이 줄어들면 당연히 소비를 줄일 것이고 그러면 기업실적도 줄고 다시 고용을 줄인다. 그러면 증세는커녕 세원확보 차원에서 더 불투명해지는 악순환이 무섭다는 것이다.
오늘 중국에 있을 큰 이벤트를 신화통신을 통해 보자. 바로 오늘이 중국 제18대 공산당 지도부 발표 기념 행사일이다. 국가 차원의 대대적인 행사로 꾸밀 준비를 하고 있는 만큼 미 대선 결과에 대해서는 조그맣게 올려놓았고 헤드라인에는 중국 관련 내용이 올라오고 있다. 이번 새 정부 출범은 비단 공산당의 행사가 아니라 전체 중국 인민들의 잔치라는 식으로 포장되고 있다.
베이징에는 여러 주요 인사들이 모여들고 있다는 내용도 있다. 시진핑이 18대 중국 지도자로 임명됐고 나머지 공산당 중앙위원들은 투명한 당내 경선으로 선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제 새 정부는 부패를 엄벌하는 정치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다. 그런데 지난번 시진핑은 2주 동안 잠수를 했었고 중국 내부의 권력 암투가 살벌하다는 정황을 알고 있어서인지 반부패, 개혁이라는 단어가 오히려 숙청이나 권력 투쟁이 앞으로 더 심할 수 있으니 놀라지 말라는 쪽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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