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산인 줄 알고 고가에 구매한 제품이 실제로는 저가의 수입산이었다면 어떨까요?
최근 수입산 저가 철강 제품이 국내산으로 둔갑하는 경우가 많아지자, 정부가 제재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보도에 박현각 기자입니다.
<기자> 인천항만에 선적돼 있는 수입산 H형강 제품들입니다.
원산지가 표시된 스티커가 너덜너덜하거나 아예 없습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국내산으로 둔갑해 판매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터뷰> 인천항 관계자 (음성변조)
"여기 있는 제품들 중에서 스티커를 떼버리는 경우가 있어요. 국내산으로 둔갑하는 거죠."
일부 저가 수입산 철강이 국산으로 둔갑 판매돼 구매자의 피해가 발생하자, 정부는 지난 4월 H형강에 대한 원산지 표시 단속에 나섰습니다.
단속 결과 철강의 수입량 자체에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원산지 둔갑판매 사례는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터뷰> 조영태 / 지식경제부 수출입과장
"철강은 중간재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산으로 둔갑 판매되면서.. 원산지 표시를 하지 않고 높은 가격으로 팔아서 소비자나 중간상인들이 피해를 입는 사례가 발생하고.."
정부는 원산지 둔갑 피해를 줄이기 위해 열연강판과 후판, 아연도금강판, 스테인리스강판 등으로 단속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철강 판재류를 수입해 판매하기 위해서는 원산지를 의무적으로 표시해야 합니다.
특히 절단과 도색 등으로 인해 원산지 표시가 소실되는 사례가 많은 만큼, 단순가공업자에게도 원산지 재표시 의무를 부과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통관 시 전수 조사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원산지 표시가 제대로 안 된 제품이 유입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습니다.
<인터뷰> 철강업계 관계자
"원산지 표시는 수입업자의 의무거든요. 수입업자들이 철강을 수입할 때 공급업자들에게 각각의 제품마다 원산지 표시가 될 수 있게 요구해야 되는데 거기까지는 아직 쉽지 않기 때문에.."
이에 따라 대외무역법 개정 등을 통해 원산지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추가적인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한국경제TV 박현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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