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 외신 브리핑
김희욱 해설위원 > 믿었던 FOMC마저 말잔치로 끝났다. 이번 주 증시를 반전시킬 모멘텀은 없는 것인가. 10월 말이 잘못되면 자칫 11월에는 추수감사절 연휴 쇼핑시즌인 블랙프라이데이와 연말 랠리까지 훼손될 우려가 있다. 여러 가지 대내외 이슈들을 체크해보자. 여기서 대내외는 미국과 미국 밖의 이야기다.
먼저 유럽을 살펴보자. 그리스에서 좋은 소식이 전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읽어보니 다른 불확실성이 들어있다. 그리스 재무장관 야니스 스트라다스는 그리스가 구제자금 연장 합의에 도달했다고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이 배경에는 그리스 정부에서 마련한 긴축안이 트로이카 실사단의 합의를 이끌어냈고 싸인을 받아냈다는 것을 내포하고 있었는데 ECB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베를린에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가 이 이야기를 듣고 아직 합의된 것이 아닌 것으로 안다며 부인하는 멘트를 하고 있다.
이견 차이가 어디서 발생했는지 살펴보니 돈 문제였다. 긴축을 얼마나 하는지에 대해 약간의 이견이 발생한 것으로 본다. 하지만 그리스에서는 너무 긴 협상을 하다가 조금 판단에 이상이 왔는지 합의에 도달했다고 발표했고 ECB 측은 아직 아니라고 한다. 약간의 혼선이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발표가 나간 이상 어떤 식으로든 정리할 것이다. 결과를 먼저 내고 여기에 맞춰가는 협상안이다. 이제 남은 것은 스페인이고 스페인이 그리스 구제자금을 보고 따라간다고 여러 번 언급했듯 그런 국면으로 넘어가는 중이다.
조금이라도 손해를 덜 보려고 계산기를 두드리며 버텨왔던 그리스, 스페인과 조금이라도 빨리 구제자금을 신청하게 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하려는 EU의 기싸움은 무승부로 끝날 수밖에 없다. 기업실적이 줄줄이 하향되고 있는 이런 상황을 반전시킬 무엇인가가 있을지 블룸버그통신의 기사내용을 살펴보자.
지난주 신규주택 허가건수가 큰 폭으로 늘었다고 나왔을 때 물론 이는 기쁜 소식이었지만 주택착공이란 당연히 팔린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고 만약 시간이 지나도 팔리지 않으면 그대로 이것은 재고 물량에 잡히고 만다. 일주일 뒤에 나오는 신규주택판매를 함께 확인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오늘 나온 것이 바로 이것이다. 9월 신규주택판매는 2년래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동시에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여유 있게 상회했다.
하지만 거창한 해석이 붙어 있다. 미 경제성장을 강화시킬 것이라는 기대다. 미국 역사상 불황이나 공황에서 탈출할 때 가장 전통적으로 썼던 방법은 바로 부동산시장 부양이었다. 미국 사람들의 소득은 주로 주급의 형태로 상당히 규칙적이다. 매월 첫 번째 주의 주급을 받으면 이것으로 장을 보고 두 번째 주의 주급으로 차의 할부금을 내고 세 번째 주와 네 번째 주의 주급으로는 주택 모기지대출의 이자를 내는 식이다.
이렇게 시간적 여유가 거의 없는 편이지만 이들의 소비여력의 가장 큰 원천은 주택가격의 상승이었다. 항상 미국정부는 경기부양이 필요할 때면 저금리로 정부에서 자금을 지원하고 금융기관은 수수료 수익을 늘리는 컴비네이션에 나서 부동산시장의 버블을 만들어주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사례를 보면 이런 시기는 부동산 가격이 자고 일어나면 오르게 되기 때문에 이를 보고 일반 서민들은 수시로 주택담보대출을 갈아타는 통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쉽게 말해 우리나라에서 통신사를 바꾸면 현금도 주고 보조금을 지급하는 관행처럼 은행들은 수수료 수입을 늘리려고 계속 사람들을 부추겨왔던 것이다.
이렇게 해서 이자는 조금 더 싸게, 한도는 높게 대환대출하면서 여기서 나온 돈으로 가구도 바꾸고 차도 사고 아이들의 학비도 쓰며 쇼핑을 한다. 그런데 이것이 과열되어 버블이 터진 것이 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였다.
이번에도 역시 미국정부는 불황을 타파하기 위해 비슷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요즘 미국 부동산시장이 진짜 바닥을 쳤다는 것이 확실시되고 있고 주택시장 회복이 기업실적이나 유럽사태 등의 악재를 한번에 덮고도 남을 만큼 확실한 경기호전 사이클을 만들어낼 것으로 예상한다. 그래서 오늘 주택지표 호전은 그 어느 때보다 기쁜 소식이다.
뉴욕타임즈 컬럼을 살펴보자. 이제 11일 남은 미 대선을 바라보는 월가의 표심은 어떤가. 또 글로벌 메이저 금융기관들이 아시아, 이머징을 비롯해 위험회피 현상을 보이고 있는데 앞으로 얼마나 이어질지에 대한 힌트를 얻어볼 수 있다. 공화당 롬니 후보와 민주당 오바마 후보의 지지율은 지역별로 1~2%p 차이로 초박빙이다. 중요한 것은 오바마의 지지율은 하락 추세에 있었고 롬니는 상승 추세 중간에서 지지율이 마주친 중대한 순간이라는 것이다.
원래 정치란 종합예술이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오바마 지지자들의 결집을 강화시킬 수도 있다. 여러 가지 변수는 많지만 태생적으로 적자생존에 능한 월가의 표심은 조심스럽게 롬니의 당선 가능성에 배팅하는 분위기다. 그 이유는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프랭-닷 법안이나 볼커룰 같은 금융규제안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롬니 후보가 당선되면 2014년 1월 임기 만료가 되는 버냉키 연준의장의 자리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한다. 이번에 정권이 교체되면 달러가치나 일반 국민들의 대출금리 등이 왔다갔다 할 수 있는 수조 달러 규모의 불확실성이라는 주장이다. 지금 버냉키 후임으로 콜롬비아 비즈니스스쿨 교수가 거론되고 있을 정도로 월가에서는 대선과 관련된 수많은 시나리오들이 합종연횡으로 얽혀 있다. 우리입장에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망설일 수밖에 없는 불확실성으로 해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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