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갑자기 추워지기 시작하니 게을러지고 이불을 둘둘 말고 조금더 잠을 청하게 된다. 그러다 문득 무더위에 지쳐 잠도 잘 수 없고 정말이지 집 안에서 에어콘에만 의지하기에는 머리도 띵~해서 해가 떨어진 것을 확인하고 아이의 손을 잡고 가까운 공원으로 산책 갔을 때의 일이 떠올랐다. 역시나 동네 공원에도 피서객들로 붐비고 있었고 돗자리는 기본, 텐트까지 펼쳐져 있었다.
사람들은 더워서 널브러져 있고 텐트 밖에는 무언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쌓여있었다. 가까~이 가보니 그 녀석의 정체는 자장면 그릇!
하긴 한 여름 수십만명의 인파가 운집한다는 해수욕장에서도 자장면은 정확하게 배달된다니 말 다했다. 어차피 배달인데 집이 아니면 어떠랴! 언제 어디서나 신속하게 배달되는 유비쿼터스 세상~
소비자가 행복한 세상만들기 두 번째 시간! 오늘은 배달, 그 중에서도 택배서비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사무실에 앉아서 업무를 하다보면 하루에도 서너 번은 홍길동씨~ 임꺽정씨~ 하는 소리는 익숙하다. 받는 사람 이름도 익숙하지만 배달해주는 분의 얼굴도 역시나 익숙하다. 게다가 요즘은 내가 사용하던 물건도 인터넷에 올려 매매를 하기 때문에 택배를 받는 것뿐 아니라 보내는 것도 일상이 된 것 같다. 가격도 저렴하다보니 우체국까지 가서 소포나 등기를 보낸다는 것은 너무나도 귀찮은 일이 되었다.
◇ 택배사고는 남의 일?
전자상거래 증가 및 TV홈쇼핑, 소셜커머스의 활성화 등으로 최근 10년간 택배 물동량이 연평균 20.4%, 매출액이 연평균 17.6%로 꾸준히 성장하였다. 하지만 그 성장만큼 택배서비스 이용에 따른 파손, 훼손, 분실, 부당요구, 계약위반 등으로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되고 있는 피해건수 역시 2009년 3,210건이던 택배 관련 피해상담 건수는 2010년 9,905건, 2011년은 10,598건으로 증가 추세이다.
화물인도 시 수신자가 부재인 경우 물건만이 덩그러니 집 앞을 지키고 있는 일도 간간히 있고, 또 엄청난 물량이 쏟아져 나오는 설, 추석과 같은 명절 대목인 때는 내가 아니었을 뿐이지 파손, 분실 등의 사고가 집중되기도 한다.
◇ 만사불여튼튼! 나부터 기본에 충실하자!
이렇듯 택배서비스는 워낙 많은 물건을 취급하다 보니, 때로는 배달하는 과정에서 물건이 파손 또는 훼손되기도 한다. 물론 파손된 후에 보상을 요구할 수는 있지만 받으려는 물건이나 전달하려는 물건이 손상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윈윈전략일 것 같다.
파손이나 훼손의 우려가 있는 물건은 웬만한 충격에도 깨지지 않을 정도로 완충재를 넣어 포장을 튼튼하게 해야 한다. 특히나 날씨가 영하로 떨어지는 설 전후에 과일?농산물을 택배로 보낼 때는 얼 수도 있으니 특별히 포장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요즘은 명절을 겨냥하여 물건을 판매하기 위해 당일배송이나 하루배송이라고 광고를 한다. 배송물량이 많아지면 배송약속일을 맞춰야하기 때문에 취급주의 문구를 붙였다고 하더라도 애지중지하면서 배송해 주기를 바란다는 건 사치인 것 같기도 하다. 많은 물건들이 쌓여있으니 그 무게를 감당할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만약 물품의 포장을 제3자에게 의뢰해야 한다면 취급 시 주의해야할 사항을 대리인에게 주지시켜두는 것이 좋다. 그래야 책임소재를 가리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취급주의를 요하는 제품은 수령 시 반드시 본인이나 대리인이 물품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주지시켜 두어야 한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부패, 변질, 파손, 기능이상 등의 우려가 있는 제품이라면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
만약 피해가 발생하였다면 즉시 택배업체에 이의를 제기하고 사진 등의 증거를 확보하도록 한다. 업체와 원만하게 합의가 이루어지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즉시 1372 소비자상담센터로 GoGo!
◇ 택배서비스 이용시 알아둘 것이 있다면?
첫째, 운송장에 물품의 종류, 수량, 가격을 정확하게 기재한다.
농산물은 품명 및 중량, 공산품은 물품의 고유번호 및 수량, 세트 운송물은 개별품목에 관한 내용과 물품 가격도 운송장에 기재한다.
운송장은 소비자가 직접 기입해야 하며, 교부된 운송장은 운송물의 배송이 완료될 때까지 보관한다.
분쟁발생 시 운송장 기재사항에 근거하여 보상의 범위를 결정하게 되므로 꼼꼼히 기입하도록 한다. 다만 요즘은 개인정보를 이용한 범죄가 많으므로 개인정보 유출의 위험이 있으니 가상전화번호나 나만이 알 수 있는 가명을 사용하는 등 약간의 주의를 기울인다면 일석이조!
둘째, 발송 사실을 수령자에게 미리 알린다.
택배 배송내역(물품의 종류, 수량, 수령예정일 등)을 수령자에게 미리 알리고, 정해진 날짜에 운송물이 도착했는지, 수령 시 이상은 없는지 확인한다.
이것을 귀찮게 여긴다면 피해로 인한 보상은 나와는 관계없는 일이 될 것이다.
셋째, 저렴하게 이용하려고만 말고, 할증운임도 활용하자.
귀한 물품은 할증운임을 내고 이용하는 게 좋다. 택배사마다 고가품이나 취급에 주의를 요하는 택배상품은 할증운임을 받고 안전하게 배달해주고 있다.
만일의 경우, 물품의 파손 및 분실 시 물품의 가치에 맞게 보상받을 수 있다.
넷째, 알고 대응하면 쉽다. 관련 법규를 소개한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인터넷쇼핑몰업, 택배 및 퀵서비스업, http://www.ftc.go.kr/laws/laws/laws.jsp?lawDivCd=10)
택배표준약관(공정거래위원회, http://www.ftc.go.kr/info/bizinfo/stdContractList.jsp, 제10026호)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기기의 일반화와 소셜커머스의 성장으로 인해 인터넷 구매를 손쉽게 할 수 있다. 어제도 오늘도 별 탈 없이 물건을 인도받았다고는 하지만, 방심하면 나 또한 피해자 중의 한 명이 될 수 있다는 사실!
대한민국 소비자가 행복해지는 그날까지~ 김혜진의 소비자가 행복해지는 세상만들기는 계속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