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침체로 적자 폭이 점점 커지자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건설사가 늘어났고 이에 따라 자금조달을 위한 신용평가 등급 부여를 포기하는 건설사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4일 금융감독원은 올해 6월 말 기준 공시 실적이 있는 시공능력 상위 50대 건설사 중 8곳이 자본잠식에 빠졌다고 밝혔습니다. 벽산건설, 풍림산업, 남광토건은 자본금을 까먹고 부채로 버티는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거래소의 관리종목으로 지정됐습니다. 자본잠식률이 50% 이상이면 관리종목이 되고 상장폐지 가능성이 커집니다.
또 금호산업의 자본잠식률이 87.2%에 달하는 것을 비롯해 진흥기업(42.2%), 동아건설산업(4.8%), 한일건설(78.2%), 삼호(6.8%) 등 5곳이 부분 자본잠식 상태에 있었습니다. 이 외에도 시공능력 100위권 내에서 우림건설(71위), 범양건영(84위)이 완전 자본잠식 상태이고 중앙건설(89위)이 부분잠식(20.1%)에 빠졌습니다.
중대형 건설사들의 어려운 상황은 부채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50대 건설사의 부채는 6월 말 현재 157조9천억원 수준입니다. 유럽 재정위기 전인 2010년 말(153조3천억원)보다도 4조6천억원 많습니다. 이 기간 삼성물산 부채가 8조9천억원에서 13조7천억원으로 증가한 것을 비롯해 건설사 31곳의 부채가 늘었습니다. 특히 타인자본에 대한 의존도를 보여주는 부채비율이 200%가 넘는 곳이 30곳에 달했습니다. 금호산업의 부채비율이 무려 2천899%였고 한일건설 1천423%, 삼부토건 1천45%, 울트라건설 761%, 삼호 744%, 동양건설산업 725%, 쌍용건설 692%, 고려개발 682%, 동부건설 547% 등이었습니다.
덩치가 큰 업체가 부도가 나면 이는 개별 기업의 문제로 끝나지 않습니다. 중견 건설사의 사정이 어려워져 해외수주가 줄어들면 국내 경쟁에 더 집중하게 되고 결국 중소 건설사의 연쇄부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