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 외신 브리핑
김희욱 해설위원 > 다시 한 번 스페인과 유럽증시가 우리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다. AFP통신은 구제금융의 악령이 스페인을 덮쳤다고 했다. 제목이 과한 감도 없지는 않지만 그리스도 그렇고 우리 대한민국도 1998년에 비슷한 트라우마가 있어서 악령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구제금융이라는 이슈는 대상이 한번 정해지면 시장이 요동칠 수밖에 없는 대형 불확실성이다. 그리스가 그랬고 지금 나온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 구제금융이라는 단어만 나오면 어김없이 채권시장과 증시가 망가졌다.
게다가 스페인의 경우 어제 대규모 시위 이야기도 있었다. 구제금융, 그것도 지난번 은행권에 대한 제한적 구제금융이 아닌 국가 차원의 전면 구제금융 가능성이 나올 때면 어떤 때는 불확실성의 해소라고 시장이 화답하고 어떤 때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 유로존이 도미노처럼 무너진다며 초대형 악재로 취급한다. 그래서 이것이 더 무서운 불확실성 중 하나이고 시장이 제일 싫어하는 것이다. 어제 스페인 소요사태 후 만 하루 만에 금융시장이 반응한 것이다.
스페인의 국채금리가 급등하고 스페인의 카탈로니아라는 도시에서는 재정독립을 요구하는 시위가 있었다. 이 카탈로니아는 우리나라의 강남구처럼 소득수준이 높고 재정도 부유한 지방인데 왜 자기네들이 다른 동네의 어려운 사람까지 도와줘야 하느냐며 시위가 일어났다. 또한 이번 주에 격화된 스페인 반정부 시위는 현재 심의 중인 스페인의 2013년도 새 예산안 발표를 염두에 둔 압박이다.
스페인 정부는 구제금융을 받기 위해 어떻게든 정부 공공지출을 줄이고 세수는 늘리는 재정긴축안을 지난 화요일부터 고안 중인데 이것이 오는 금요일 발표될 예정이고 시위대가 이것을 압박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증시 외국인 수급과 밀접한 동조화를 가지고 있는 유로화와 유럽증시가 급락했다.
또 마침 독일이 오늘 국채입찰에 나서는데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 당초 발행 목표인 50억 유로보다 적은 31억 9000만 달러 수준에서 국채입찰이 마무리되었다. 이런 시위나 갈등, 심지어 유로존 탈퇴와 같은 극단적인 시나리오를 우리는 의연한 마음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
구제금융이라는 것은 지난 그리스 경험에서 우리가 학습효과를 얻었듯 결국 공짜 점심은 없는 법이다. ECB든 유럽연합이든 웬만큼 상황이 벼랑 끝까지 내몰리기 전에는 돈을 내주지 않을 것으로 알면 차라리 마음이 편할 것이다. 앞으로 이와 같은 뉴스에 익숙해지면 좋겠다.
이번 주는 3분기 마지막 주간이므로 기관 투자자들의 윈도드레싱, 즉 월말이나 분기말에 운용수익률을 부풀리기 위해 보유 주식을 추가 매수하는 것이다. 이로 인한 인위적 상승세를 기대해보자는 월가 전문가 의견이다. BMO 캐피탈마켓의 CIO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주장했다. 그 주장의 근거는 지난 QE3 발표 이후에도 기관들의 주식이 모자랐다.
보유량이 많지 않은 상황이고 사람들은 9월에 ECB의 무제한 국채매입이나 연준의 QE3 등이 나왔기 때문에 실제 9월의 증시 상승률에 비해 기대감이 더 크다. 그래서 기관 투자자들이 급하게 윈도드레싱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단기 급등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가능성이 얼마나 될지에 대해서는 지켜봐야 한다. 유로존 우려감을 줄여줄 윈도드레싱이 얼마나 나올지는 회의적이다.
CNN머니의 내용도 살펴보자. 증시도 미국이 앞서가고 미 대선도 우리나라보다는 결과가 먼저 나온다. CNN머니는 재정절벽 앞에 선 두 후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미국의 대선은 2달도 채 남지 않았다. 어느 나라든 경제가 가장 큰 화두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미국은 지금 재정적자가 워낙 커 이를 두고 재정절벽이라고까지 표현한다. 내년 2013년에만 미국은 7조 달러를 어떻게든 줄여야 한다는데 이를 놓고 오바마와 롬니 두 후보가 어떻게 요리할지 관건이다.
오바마의 경우 부자 과세를 통해 세수를 늘리면 된다는 주장이고 공화당의 롬니 후보는 자신이 당선되면 90일 내에 해결해주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 골자가 어떻게 됐든 내용은 상당히 복잡하다. 어쨌든 이번 미국 대선은 직, 간접적으로 우리나라 12월 대선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또 한번 세련된 포퓰리즘으로 재선에 도전하는 오바마 대통령이 이길지, 정통 자본주의 논리로 강경 보수론을 펼치는 롬니가 이길지 지켜봐야 한다. 미국의 경우 적어도 두 후보의 색이 정확하게 반대로 대립하고 있는 것은 정치적으로 깔끔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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