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포커스 1부 - 마켓인사이드>
토러스투자증권 오태동 > 지난 2달 동안 위기감이 커짐에 따라 통화 당국자들이 정책을 내놓았고 그 정책이 시장을 끌어올리는 모멘텀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이제는 그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걱정을 하기 시작하고 과연 이것이 경기를 회복시킬 수 있을까 의구심을 낳고 있다. 또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아감에 따라 정치가들 입장에서는 또 다시 기존 위험에 대해 한 발짝 뒤로 물러서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가 약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을 시장이 하고 있다.
과거 QE1과 QE2 때 증시가 1년 가까이 상승한 경험 때문에 이번에도 유동성 장세가 오랫동안 지속되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 사실 그 당시에는 정부 지출증가율이 늘어나면서 경기를 부양했던 효과들도 있고 지금은 그런 부분들이 사라지고 단순하게 돈의 힘만 가지고 경기를 부양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에 과연 경기부양 효과가 나오겠느냐는 의구심을 가지는 것이다.
또 다음 달 초가 되면 3분기 실적이 전세계적으로 발표된다. 이번 3분기에 미국의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걱정이 주식시장에 선반영되고 있다. 미국의 분기별 순이익 증가율 차트를 보자. 지난 2분기에는 매출 증가율이 0포인트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미국이 올해 3분기에는 매출액 증가율과 순이익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이라는 걱정이 많아지는 상황이다.
다음 달 초에 아이폰5의 실적 발표로 시작해 본격적으로 3분기 성적표를 얻게 되는데 그에 대한 걱정을 하고 있는 것이다. QE3에 대해 주식시장이 선반영했고 앞으로 다가오는 이벤트에 대해 걱정하는 과정이 추석 이후로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최근 미국에서 나온 지표 중 주택 관련 지표들은 예상치를 상회하고 있는데 제조업 관련 지표는 예상치를 하회하고 있다. 미국경제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주택보다 훨씬 크다. 그러므로 주택경기의 회복이 제조업경기 부진을 커버하기에는 아직은 힘이 모자라다는 생각이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집값이 오르고 있는데 주로 기존주택의 가격이 오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로 생각해보면 아파트의 급매물들이 소화되고 있는 과정이고 급매물 가격들이 진정되면서 집값이 오른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신규주택이나 미분양은 완전하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미국의 주택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는 시점은 신규 주택 가격도 상승할 때다. 하반기에는 회복은 되겠지만 제조업경기를 회복시킬 만큼 주택경기가 힘을 갖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시장은 악재 노출에 민감해지고 있다. 지난 2개월 동안 통화당국자들이 정책을 풀어놓으면서 글로벌 위험지표가 얼마나 완화되었는지를 차트를 통해 보자. 거의 위험이 바닥권까지 떨어져 있는 것이다. 금융시장은 이런 과정에서 이미 상승했기 때문에 앞으로 추가적인 대책이 나온다고 해도 어느 정도 선반영된 감이 있다. 그러므로 지금은 실물경기의 본격적인 회복이 필요한 상황이다.
미국은 계절적으로 4분기에 경기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고 재정절벽도 앞두고 있기 때문에 호재보다 악재에 민감해질 수 있는 국면으로 가고 있다.
ECB 총재가 먼저 공격을 했다. 무제한 국채매입을 하는 대신 구제금융을 신청하라는 것이다. 스페인 라호이 총리는 지난해 11월 선거에서 국민의 대표로 당선되었는데 그 당시 공약이 스페인에는 긴축은 없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미 긴축을 한번 했다.
다시 말해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조건에 붙는 것은 긴축이다.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데 그렇게 되면 당연히 국민들의 지지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정치가로서 상당히 고민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스페인 국채금리가 급등하면서 마치 디폴트를 걱정하는 수준까지 위험해진다면 어쩔 수 없이 본인의 지지율은 떨어지더라도 구제금융을 신청하겠지만 지금은 스페인 국채금리가 이미 많이 낮아져 있기 때문에 또 다시 시간을 벌었다고 정치가들은 판단할 수 있다.
다음 달 21일에 스페인 지방선거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그때까지는 민심을 보고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전면적인 구제금융 가능성은 빠르면 조만간, 이번 주에도 나온다는 기대감이 있었다. 그러나 조금 지연되면서 시장의 위험요인들이 슬금슬금 올라갈 것이다.
시장이 1800포인트 초반에서 2200포인트까지 급등한 상황에서 현재 장세가 추가적인 상승을 위해 쉬어가는 국면이 아니냐, 에너지를 보충하는 국면이 아니냐는 의견이 많다. 그러나 그보다 상승 모멘텀이 많이 사라졌다. 아직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있기 때문에 버티는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추석 이후 시장의 모습이 2000을 발판으로 2100, 2200으로 계속 상승하기 보다 올해 하반기 연간 내내 시장의 상승폭은 2000 초반 정도면 거의 목에 찬 것으로 본다. 투자자는 시장에 대응할 때 기존 박스권의 상단인 2050 정도를 쉽게 돌파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가지고 접근하는 것이 좋다.
다음 달의 유망 업종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상당히 곤혹스러운 일이다. 이번 달에 대부분의 중소형주가 올랐고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이 최고치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4분기, 1분기의 실적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쉽게 손이 가지 않는다.
자동차도 실적은 괜찮을 것이지만 매출의 성장률이 정체 상태이기 때문에 시가총액 상위종목이 주도로 자리매김하지 못한 상황에서 지금과 같이 중소형 종목들이 계속할 수 있겠느냐는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지수는 답보 상태일 가능성이 높고 중소형 종목들도 이번 달에 많이 올랐기 때문에 가격 조정을 거친 후 진입하는 전략이 좋다.
2달 동안에는 중국의 인바운드 소비 관련 종목이 좋았다. 그런 종목은 다음 달 초 국경절이 지나면 모멘텀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아무래도 시장의 컨셉은 경기가 둔화되는 불황형 소비이기 때문에 관련된 종목들이 좋을 것이다.
미디어, 게임, 인터넷, 홈쇼핑 등 불황기에 비교적 적은 금액의 소비를 통해 소비자들이 많은 효용을 느끼는 품목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며 그런 종목은 밸류에이션이 비싸지 않기 때문에 괜찮을 것이다. 개별종목으로는 SBS 콘텐츠허브, CJ오쇼핑, 예림당, NHN 등이다. 제약주들도 최근 이익이 바닥을 찍는 것 같다. 녹십자, 유한양행 등의 종목도 상대적으로 모멘텀이 높아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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