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시장의 예상을 깨고 이달 기준금리를 연 3%로 만장일치로 동결했습니다.
유럽중앙은행이 무제한 국채매입을 선언하고 미국이 3차 양적완화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등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발 빠르게 위기에 대응하는 모습과는 다른 한국은행의 행보입니다.
특히, 중국은 지급준비율과 기준금리를 동시에 인하하면서 내수 부양에 총력을 기울리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은행의 금리동결은 다소 이외입니다.
하지만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입장에서 보면 이달 기준금리 동결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 수를 읽혔다..인하해도 효과는 ‘글쎄’
이달 통화정책회의 앞두고 3년물 국고채 금리는 2.7%대까지 떨어졌습니다.
금융시장이 이미 이달 기준금리 인하를 선반영하면서 움직였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를 내렸다고 하더라도 뒷북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효과는 반감되고 추가 금리인하 여력은 그 만큼 줄어듭니다.
◆ 경기 얼마나 어렵길래..과도한 심리 위축 경계
7월 깜짝 금리인하에 이어 9월에도 금리를 내렸다면, 국민들은 우리나라가 정말 많이 어렵구나하는 심리를 자극할 수 있습니다.
과도한 우려는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 미국이 3차 양적완화 확인하자
미국은 현지시간 13일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예정돼 있습니다.
미국 경기 회복세가 다소 약화되면서 미국도 3차 양적완화 카드를 꺼낼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발표되는 경제지표가 들쑥날쑥하면서 3차 양적완화 시행 시점이 다소 지연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중수 총재 입장에서는 미국이 먼저 액션을 취하는 것을 확인하고 통화정책을 완화해도 늦지 않다는 판단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 언제 내릴까..미국이 ‘변수’
김중수 총재는 향후 통화정책 방향은 해외 위험요인과 이에 따른 국내외 금융-경제 상황 변화를 면밀히 점검하는 한편 인플레 기대심리 안정과 성장잠재력을 훼손하지 않도록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얘기는 현지시간 13일 미국의 공개시장위원회에서 3차 양적완화 시행여부를 확인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그럼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의장은 과연 이번에 3차 양적완화를 단행할까요 ?
그럴 가능성도 있지만 이번에도 긍정적 시그널만 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미국 대선이 두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벌써부터 재정절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벤 버냉키 의장이 돈을 더 푸는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미국의 과도한 국가부채를 이유로 ‘AAA’인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경고했습니다.
다른 신용평가사 S&P의 일격을 당했던 아픈 기억을 벤 버냉키 의장은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 한국은행 올해 성장률 목표 3% 달성 가능할까
그렇다고 미국만 바라보면서 김중수 총재가 금리인하를 머뭇거릴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경기 하강 속도가 더욱 빨라져 지난 1분기 전기대비 0.9% 성장률은 2분기에는 0.3%로 떨어졌고 올해 한국은행이 수정 제시한 3% 성장률 지키지가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현재 3% 인 기준금리는 지난 금융위기 당시 2% 수준까지 인하한 바 있습니다.
대공황 이후 최악의 위기라는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여지는 아직 남아 있다는 판단입니다.
따라서 하반기 우리경제가 더블딥(전기대비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에 빠지는 것을 막기위해라고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는 서두를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정부가 내수 활성화를 위해 13조원대의 재정을 하반기에 투입합니다.
정부는 이번 재정지출도 올해 0.06%p의 성장률 재고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의 지난 7월 깜짝 금리인하 효과는 장기적으로 성장률을 연 0.03%p 끌어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런 모든 효과를 감안해도 한국은행의 올해 성장률 목표치 3.0% 달성은 쉽지 않아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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