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금융그룹이 이르면 이달 말부터 과도한 주택대출로 어려움을 겪는 `하우스푸어`들을 위한 `신탁 후 임대` 제도를 시행합니다.
집을 팔 수 있는 권한을 은행에 넘기고, 대신 월세를 내면서 사는 방식입니다.
자세한 내용 김민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내놓은 `신탁 후 임대` 제도의 핵심은 집주인이 소유권을 가진다는 점입니다.
신탁인 만큼 소유권은 그대로 집주인 한테 있고, 은행은 집을 팔 수 있는 권한만 갖게 되는 겁니다.
대신 집주인은 3년~5년의 기간을 정해, 비싼 연체이자 대신 기존 대출이자 수준의 임대료를 내면 됩니다.
<인터뷰> 김홍달 우리금융그룹 전무
"리스료 정도의 소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연체자들은 현재 15% 이상 고금리를 내고 있는데 이 프로그램 이용하면 정상이자를 내게 된다."
집주인은 신탁 기간에도 집을 팔 수 있고, 신탁이 끝나면 신탁사는 집을 팔아 대출금을 빼고 남은 돈을 집주인에게 돌려줍니다.
이 제도는 집을 매입한 뒤 다시 임대하는 `세일 앤 리스백`과 비교해, 소유권의 이동이 없어 취득세나 등록세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 신탁 기간 동안 집값이 폭락하지만 않는다면 은행도 손실을 보지 않아, 집주인과 은행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제도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투기 목적으로 집을 구입한 사람이나, 고가 주택, 다주택 보유자 그리고 회생 가능성이 낮은 장기 연체자는 이 상품을 이용할 수 없습니다.
또 채무자의 도덕적 헤이를 막기 위해, 기존 대출원금과 연체이자는 감면해주지 않기로 했고, 6개월 이상 월세를 연체할 경우에는 바로 주택을 매각하도록 했습니다.
우리금융은 이르면 9월 중으로 계열사인 우리은행을 통해 제도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우리은행 고객 가운데 700여 가구가 대상으로, 그 규모는 9백억원 정도로 추산됩니다.
우리금융그룹이 하우스푸어를 위한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하면서, 그동안 이를 주목하고 있던 다른 은행들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도 주목됩니다.
한국경제TV 김민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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