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끝자락이기는 하지만 때 늦은 장마가 연일 계속되면서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무덥고 습도가 높은 여름철은 각종 피부질환의 발생에 취약한 계절이지만 요즘같이 습도가 높은 시기에는 피부질환의 발병 가능성이 더욱 더 높아진다.
고온다습한 날씨가 지속되게 되면 각종 피부 노폐물이 땀구멍을 막아 곰팡이성 피부질환이 발생하기 쉽다. 이들 곰팡이성 피부질환 중에서도 일반인들이 자주 볼 수 있는 질병이 바로 어루러기이다.
어루러기는 우리 몸에서 피부가 접히는 부위, 즉 겨드랑이나 어깨, 목 등에 황토색 또는 붉은 빛의 얼룩덜룩한 반점이 생기고 하얀 버짐 같은 탈색반이 나타나는 피부질환이다. 말라세지아 푸르푸르라는 곰팡이균에 의해 발생하게 되는데 피부의 가장 윗층인 각질층에 발생하는 특징을 보인다.
어루러기는 비만한 사람이나 당뇨병 환자, 임산부, 운동 선수, 학업에 매진하는 학생 등 땀을 많이 흘리거나 땀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힘든 사람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대개 청장년 층에서 많이 발생하는데 최근에는 임산부에게서 다발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임산부에게서 어루러기가 쉽게 발생하는 이유는 습기와 열기에 상대적으로 취약하기 때문이다. 사실 임산부는 임신으로 인해 호르몬 분비가 불균형해지는데다 갑작스런 체중 증가로 땀 분비가 많아지게 된다.
하지만 갑작스런 체형변화로 인해 몸은 습기와 열기에 취약해져 피부질환이 발생하기 쉬운 조건이 된다. 임산부에게 어루러기의 발생이 증가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또 청장년 층에서 어루러기가 주로 발생하는 것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활동성이 강하고 땀을 많이 흘리기 때문이다.
우보한의원 인천점 서영민 원장은 “대부분의 어루러기 환자들은 자각증상이 없어 발병 사실을 모르고 지내다가 햇볕 등에 노출되어 피부색의 변화가 느껴진 후 놀란 마음에 치료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며 “어루러기는 다른 피부질환과 달리 가려움증이나 통증 등을 동반하지 않아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는 않지만 눈에 띄게 드러나는 자국이 피부에 대한 콤플렉스를 유발할 수 있고 방치 할 경우 피부가 하얗게 변하는 저 색소반이 장기간 지속될 수도 있어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어루러기는 초기에 치료를 하게 될 경우 흉터나 자국을 남기지 않고 비교적 치료도 용이한 편이다. 따라서 발병 초기부터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서 원장은 “어루러기는 피부에 습기가 적체되어 있거나 기가 허약해져 피부상태를 정상화 시킬 수 없는 상태에서 발병하게 된다”며 “따라서 이들 요인들을 치료하고 피부 저항력을 높이며 우리 몸의 피부환경을 개선시켜 주면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어루러기는 면역성이 생기지 않는 질환이어서 재발을 수시로 반복한다는 것이다. 특히 요즘같이 습기가 높고 더운 날씨에는 하루 밤 사이에도 재발하는 경우가 흔하다. 따라서 예방을 위한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능한 시원하고 통풍이 잘되는 환경에서 생활하도록 하고 속옷의 경우 땀의 흡수와 배출이 용이한 면 소재 제품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또 손수건이나 수건, 물티슈 등을 휴대해 땀이 흐르는 즉시 닦아 주고 피부의 건조한 상태를 유지하면 도움이 된다.
서 원장은 “어루러기는 치료가 어려운 난치성 피부질환은 아니지만 방치할 경우 감염부위가 확대되고 피부가 변색될 수 있어 가능한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좋다”며 “일부 임산부의 경우 태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치료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는데 오히려 치료를 하지 않는 것이 태아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의료진과 충분한 상담 후 적극적으로 치료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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