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앵커 > 한일 간 독도 문제가 계속 심화되면서 양국의 경제적인 문제로 파장이 퍼지고 있다. 일본에서 경제적인 수단을 들고 나온다는데.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국제적으로 보는 시각은 투 트랙 원칙이다. 하나는 정치와 경제는 분리해야 한다. 그리고 감정과 이성은 분리해야 한다는 투 트랙 원칙이다. 일본이 이 두 가지 원칙을 최근 다소 깨뜨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독도 문제를 경제적 문제의 압력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투 트랙 관점에서 이 문제를 바라보는 국제적인 시각은 일본에 대해 부정적으로 흘러간다.
일본 내의 언론들의 입장은 어떨까. 일본의 언론들도 노다 정부에 의해 우회적인 경제수단에 대해서는 상당히 부정적 시각을 보인다. 국제금융시장은 한일 간 문제에 의해 크게 영향받지 않는다.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주가나 자금 이탈과 관련된 원달러환율 문제에 있어서는 지금까지 크게 반응을 일으키지 않고 평온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문제는 국제시각에서 많이 보고 있다. 일본경제는 1990년대 자산이 붕괴되면서 장기간 침체를 겪었다. 자민당 정부가 일본의 경기 회복을 위해 노력했지만 사실상 잃어버린 20년이라고 칭할 만큼 경제가 살아나지 못했다. 지금의 민주당 정부가 수권 능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일본 경제의 고통이 증가하는 속에서 변화를 모색해보자는 기대 속에 민주당 정부에 정권을 넘겨준 것이다.
민주당 정부는 어떨까. 전임 간 나오토 총리의 경우 일본의 경기회복을 위해 대대적으로 노력했지만 경기회복이 안 됨에 따라 작년에 조기 하야되었다. 그 이후 노다 정부가 들어왔지만 노다 정부가 가장 경기를 위해 노력했던 것이 엔고 저지책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유럽위기 때문에 안전피난처로서 엔화가 강세되는 속에서 엔고 저지책이 무산됐다.
그리고 최근 소비세 인상을 통해 마지막으로 경기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그는 결국 세금 인상이다. 아무리 애국심이 강한 일본 국민이라도 부정적인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노다 정부의 지지도가 28% 밑으로 떨어지고 있다.
통상적으로 정부가 정책을 펴기 위해서는 국민 지지도가 40%를 웃돌아야 한다. 그런데 지지도가 낮은 상태다. 그래서 일본의 노다 정부에 대해 좀비 정부라는 표현을 국제사회에서 쓰는 분위기다. 그러다 보니 독도 문제를 들어 일부의 지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일본 정부의 국면 전환용이라는 시각이 국제적으로 상당히 공감대를 얻어가는 분위기다.
앵커 > 추진 여부와 관계 없이 일본에서 가장 먼저 액션을 취한 것이 한일 간 통화스왑을 축소하는 일이었다. 우리 경제에는 이것이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일단 있어야 한다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한다. 그런데 일부 언론들이 통화스왑이 축소되면 일본이 불리하고 한국이 괜찮기 때문에 축소해도 괜찮다는 입장으로 보도하고 있다. 이것은 상당히 잘못된 견해다. 일본과 관계 없이 우리 측에서 만약 최악의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우리에게 충분한 방어 능력이 있는지 여부만 따지면 된다. 단순히 이것이 유리하다, 불리하다는 시각에서 이 문제를 끌고 가는 것은 마찰을 더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가능성이 적다고 해도 가장 먼저 나온 것이 통화스왑 협정 축소다. 지금 한일 간 통화스왑 협정 규모는 700억 달러다. 이것을 초창기 규모인 110억 달러까지 줄이겠다는 입장이다. 양국 간 유, 불리를 떠나 우리 입장에서는 이렇게 최악의 상황에서 우리가 우리 경제의 안정을 지키는 것이 결국 국교 관계, 대외정책인 경제정책의 관계다.
우리나라의 경우 통화스왑 협정을 축소할 때 우리의 외환보유고는 얼마큼인지 따지면 된다. 그런 각도에서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는 제1선 자금, 가지고 있는 자금만 언론에서 따지는 경우가 많지만 제2선 자금까지 같이 따져야 한다.
제1선 자금에 해당되는 3100억 달러가 있고 제2선 자금, 일본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와 맺은 통화스왑 협정이나 IMF 쿼터, 치앙마이 이니셔티브의 한국의 지분 등을 생각하면 극단적으로 700억 달러의 일본 지분을 전부 뺀다고 해도 1선, 2선 자금을 포함해 4000억 달러 정도가 있다.
우리나라의 적정 외환보유고는 얼마인가. 최광의의 캡틴 모델로 보더라도 3700억 달러다. 일반적으로 기도티 모델과 캡티욘의 중간 수준인 3300억 달러로 본다면 일본의 통화스왑 협정 700억 달러를 제한다고 해도 우리 적정 외환보유고보다 높다. 그런 각도에서 통화스왑 협정을 110억 달러로 축소하거나 전체적으로 축소하더라도 우리나라가 과거처럼 외환위기를 겪을 가능성은 충분히 적다.
통화스왑 협정이 체결된 배경을 보면 일본은 한국이 필요하다고 해서 통화스왑 협정을 맺어준 것은 아니었다. 당시 통화스왑 협정을 맺은 이유는 일본이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 많은 외환보유고를 가지고 있다 보니 엔고가 강세를 보이는 상태에서 엔고 약세를 유도시키기 위해 한국과 통화스왑 협정을 맺은 측면이 있다.
그런 각도에서 만약 통화스왑 협정을 포기할 경우 일본이 엔화 강세에 대해, 즉 일본 경제가 가뜩이나 어려운데 일본이 자충수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그런 상태에서 보면 양국의 유, 불리를 떠나 우리 입장에서는 충분히 방어능력이 있다.
앵커 > 통화스왑보다 조금 큰 의미에서 시장을 살펴보자. 외환위기로 거슬러 올라가면 외환위기가 발생했을 때 우리나라에서 일본계 자금이 제일 먼저 빠져나갔다. 이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일본계 자금이 빠져나가면 우리경제에는 얼마나 영향을 미치게 될까.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이는 통화스왑 협정 규모 축소보다 더 생각해볼 문제다. 단순히 이탈에 따라 우리 경제의 안정성이 훼손된다는 측면이 아닌 양국 간의 관계에서 생각해볼 문제다.
외환위기 당시 외환부족 문제로 우리 국민들이 고통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인접국인 일본계 자금이 가장 먼저 빠져나갔고 그 뒤로 미국계, 유럽계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것이 당시의 모습이다. 그러한 뼈저린 경우를 감안했을 때 사실상 국내에 유입된 자금 규모가 얼마큼인지 본다면 외환위기 당시보다 국내에 유입된 일본계 자금이 양적, 질적으로 높지는 않다. 그만큼 일본 경제가 상당히 어려웠다.
한국 내 엔화 자금은 11조 원 정도다. 우리나라 전체 외국 자금의 1.7% 정도 되기 때문에 규모 자체가 상당히 적다. 그리고 자금의 이탈에 따라 충분한 외환보유를 확보하다 보니 방어도 충분하다.
과거에는 외환보유고가 36억 달러에 불과해 외환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많았다. 이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그리고 한국에 들어온 자금은 주식이든 채권이든 전부 일본의 필요성에 의해 들어온 것이다. 그러므로 독도 문제로 인해 자금이 이탈될 가능성은 비교적 적다.
우리의 필요에 의해 들어왔다면 일본이 독도 문제로 자금을 이탈시킬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주식이든 채권이든 일본의 필요에 의해 한국에 들어왔기 때문에 압력 수단을 제공한다고 해도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은 비교적 적다.
또 일본 정부의 통제력이 얼마나 있느냐, 영향력이 얼마나 있느냐를 봐야 한다. 국내 주식이든 채권이든 들어온 자금, 순수 일본 국민에 의해 투자한 자금은 비교적 적다. 대부분 재일동포에 의한 자금이다. 일본의 영향력에 의해 통제 압력을 적용할 수 있는 자금 규모도 상당히 적다. 과거 일본계 자금이 가장 먼저 빠져나갔고 우리가 외환위기를 겪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이 있다. 그러나 사실상 크게 우려할 대목은 아니다.
앵커 > 양국 간 교역관계는 어떻게 될 것으로 보이는지 궁금하다. 일부이기는 하지만 일본 극우세력의 경우 교역관계도 단절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여기에 대비해 우리가 경제 자주독립의 계기로 삼아야 된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상당히 잘못된 것이다. 우리 입장에서 자주독립의 계기로 삼는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이런 논리를 제공하는 것 같다. 한일 간 국교는 1965년 이래로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렸다. 그럴 때 국교가 단절되면 누가 유리하고 누가 불리할까. 이럴 때는 일본이 절대적으로 불리하지 않느냐는 시각이 있다.
그러나 만성적 적자의 이면에는 소재, 부품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개선되지 않는 현상이 있다. 물론 최근에는 많이 개선되는 분위기이지만 핵심적인 소재 부품에 대한 의존도가 중요하다. 지금 우리가 소재, 부품에 대한 의존도가 이번 문제로 인해 제3자 전환이 가능한가. 역시 일본은 일본이다. 기술력이 굉장히 뛰어나다.
왜 우리가 소재, 부품에 대한 의존도를 빨리 줄이지 못할까. 우리 국민들 중 일본을 우습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의 1인당 GDP는 2만 달러이고 일본은 3만 9000달러다. 지금 엔고 베이스를 위해 전 세계 기업을 M&A하고 금융사를 M&A하는 일본의 힘이 막강한 상태다. 그 이면에는 제조업에 막강한 경쟁력이 있고 기술력이 있기 때문에 그렇다.
그러나 우리 입장에서는 핵심 소재부품에 대한 의존도가 쉽게 제3자 전환하기 어려운 상태다. 그래서 단순히 무역이 만성적인 적자이기 때문에 자주독립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에서는 한국기업의 타격도 만만치 않다. 그러므로 이런 주장은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앵커 > FTA 협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이것은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도 하는데.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FTA는 일본이 더 시급한 문제다. 일본이 최근 한국보다 더 심한 영토분쟁을 중국과 겪고 있다. 이렇게 마찰이 심하지만 중국과의 FTA 문제에는 그대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인다. FTA는 양국 간 보다 고차원적인 경제발전을 위해 일본 문제와 관계 없이 종전의 기조대로 추진해야 한다.
일본이 국제적으로 상당히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것은 독도문제를 경제와 연관시키고 감정 문제를 이성 문제와 연관시키기 때문이다. 우리 내부도 독도 문제와 관련해 일본이 여러 가지 압력을 행사한다고 해도 이것이 우리 감정에 앞서 정경의 문제로 유착시키거나 선거에서 이를 빌미로 활용한다거나 감정 문제를 들어 이를 대하면 우리도 국제시각이 나빠진다. 일본은 일본 문제이고 우리가 나름대로 원칙과 국제시각의 투 트랙 원칙을 지켜 차분하게 대응만 하면 된다.
이 문제를 계기로 자주독립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애국심은 좋게 보일 수 있으나 경제하는 입장에서 실질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갖는다. 또 이런 경제문제는 그동안 얼마나 노력해 왔는가가 중요하다. 단순히 일본이 불리하고 우리가 유리하기 때문에 이 문제는 포기해도 된다는 입장은 상당히 잘못되었다. 통화스왑도 필요하며 다 필요한 것이다. 언론에서 단순히 일본이 불리하기 때문에 괜찮다고 하고 단순 계산에 의해 이 문제를 접근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문제는 경제 문제다. 차분하게 이야기하는데 있어서는 우리가 어려울 때는 비상금을 많이 가지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가 경제여건에 관계 없이 대외 환경에 의존할 때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외환보유고 확충 문제 등이 충분히 쌓여 있기 때문에 차분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다.
계속 대외환경에 의존하는 입장에서 보면 이번을 계기로 일본의 감정대립 여부와 관계 없이 차분하게 경제의 완충 능력을 키워야 한다. 대외환경에도 불구하고 우리 금융시장을 지키고 우리 경제를 지킬 수 있는 완충 능력을 확보하는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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