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는 18일 `인터넷 뮤직비디오 등급 분류` 시행을 앞두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정부가 관련 업계와 충분한 논의 없이 밀어붙이고 있어 혼란이 예상되는 데다 실효성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신선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본 동영상으로 등록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지금.
업계에선 정부의 ‘인터넷 뮤직비디오 등급 분류’ 시행으로 다신 이런 뮤직비디오가 탄생하지 못할 수 있다며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뮤직비디오는 대가 없이 인터넷에 유통되는 경우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사전 등급 분류 심사에서 제외됐습니다.
그러나 오는 18일 `인터넷 뮤직비디오 등급분류`가 시행되면 뮤직비디오뿐만 아니라 티저 영상 등에 대해서도 등급이 매겨지게 됩니다.
<인터뷰>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
“방송뮤직비디오와 달리 인터넷 상에선 청소년들한테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부분이 여과없이 전달돼서 문제다”라는 언론보도라든가 국정감사 때 지적이 굉장히 많았음. 그런 부분이 공감대를 얻어 입법화 됐음
이에 따라 뮤직비디오 제작 및 배급업자는 뮤직비디오가 시작하는 시점부터 30초 이상 해당 등급을 우측 상단에 표시해야 합니다.
등급 분류를 받지 않으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게 되고, 등급 표시를 위반하면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게 됩니다.
이에 음악 업계에선 큰 혼란이 예상되는 사안임에도 설명회나 의견 수렴하는 공청회 등의 자리를 마련한 바가 없다며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인터뷰> KMP홀딩스관계자
공청회나 의견수렴절차가 전혀 없었음. 6월 온라인 음악서비스회사 몇 개 업체랑 미팅한 게 있다. 그러나 이걸 설명회라고 하기엔,, 7월도 홍보가 부족해서 참석인원이 20명 정도밖에 안됐음. 연예제작자협회에 가입해 있는 가요기획사는 400개 회사.
이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는 홍보 부족에 대해 인정한다며, 3개월 정도(8.18~11.17) 시범 기간을 운영하며 보완할 방침이라고 해명합니다.
게다가 업계에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데다 가요의 유통 시스템과도 맞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특히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지기 위해 업계 스스로 재편집을 하거나 재미있는 꼭지를 만들지 못하는 위축에 대해 문제제기를 합니다.
또 뮤직비디오는 보통 하루 이틀에 찍고 그 다음에 편집해서 보내는데 심의로 인해 유통이 제대로 안되면 향후 가수들의 활동에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브릿지> 청소년보호와 음악산업 발전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 법을 시행한다고 하지만, 이 둘 중 어느 것도 효과를 내기 어려워 보입니다.
<인터뷰> 신상규 KMP홀딩스 팀장
생일정보같은 생년월일을 기준으로 해야하는데 허위로 기재했을 경우 의미가 없고. 포털 사이트나 유튜브같은 해외사이트는 인증절차라든지 나이에 대한 검증없이 로그인 절차 없이도 뮤직비디오 볼 수 있다.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규제.
<인터뷰> 멜론 관계자
어느 정도 실효성 있을지 잘 모르겠음. 게다가 영상이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하게 풀리는데 국내에만 심의 얘기가 나오는게 형평성 문제..
이에 대해 문광부도 한계를 인정했습니다.
<인터뷰>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
현재의 영비법 개정안으로는 유튜브라든가 포털에 대해서는 등급분류 의미를 부가할 수 없고,. 추가할 계획은 검토된 바가 없음.
실효성도 없고 업계 관계자들과의 협의도 부족한 인터넷 뮤직비디오 등급분류제도.
만들어진 영상물 유통 제재를 통한 청소년 보호보다는 음악업계 스스로의 자정노력으로 선정적인 영상물이 만들어지지 않는 것이 근본적 해결책으로 보입니다.
한국경제 TV 신선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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