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포커스 1부 - 이슈진단>
LG경제연구원 이창선 > 스페인과 그리스의 문제가 대두되면서 유로존 위기상황이 다시 증폭되고 있다. 스페인의 경우 1000억 유로 규모의 은행권 구제금융이 결정되면서 시장이 안정되나 싶었지만 지방정부 부실 문제가 다시 부각되면서 최근 스페인 국채수익률은 7%대 중반까지 올라섰다.
또 그리스 문제는 최근 트로이카 실사팀이 그리스를 방문해 그리스의 구제금융 이행조건을 점검중이다. 그리스가 구제금융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구제금융 중단을 경고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현재 당면한 두 문제 중 그리스보다 스페인 재정불안 문제를 처리하는 것이 더 급박한 상황이다. 7%대의 금리와 마이너스 성장이 계속된다면 스페인 정부가 자력으로 채무상환을 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위기의 해법으로 스페인 중앙은행이 스페인 국채를 시장에서 매입하게 되면 스페인 국채수익률이 떨어져 어느 정도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ECB에서는 이를 계속 거부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스페인이 결국 구제금융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가고 있다.
구제금융도 제한적인 구제금융이냐, 전면적인 구제금융이냐가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제한적인 구제금융은 당장 10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국채상환을 위해 300억 유로 이내의 자금지원을 받는 것이다. 그보다 현실적인 것은 전면적인 구제금융을 통해 시간을 버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는 의견이다. 현재 금액도 3000억 유로까지 거론되고 있다.
그리스의 경우 앞으로 유로존 당국과 그리스 정부간 줄다리기가 계속 이어질 것이다. 그리스를 유로존에 존속시키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부채 탕감이나 자금지원이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탈리아도 재정적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기 때문에 외부적인 지원 없이는 올해 버티기 어렵다. 이탈리아의 경우 재정적자 예상규모가 GDP 대비 3% 수준으로 스페인보다 많다. 스페인은 올해 GDP 대비 8%대의 재정적자가 예상된다. 작년 말 취임한 이탈리아의 몬티 총리가 비교적 개혁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고 이에 대한 신뢰도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이탈리아의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현재 6% 중반으로 스페인보다는 사정이 나은 상태다.
하지만 이탈리아의 경우 정부 부채비율이 GDP 대비 120%를 넘고 있기 때문에 유로존 내에서 그리스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과다한 부채 때문에 금리의 수준이 중요한데 6%대 금리가 스페인보다는 낫지만 현재의 부채수준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6%대 금리도 감당 가능한 수준은 아니다. 더구나 스페인처럼 경기상황이 좋지 않은 이탈리아도 올해 -2%의 성장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이탈리아 역시 외부 자금지원이 필요해지는 상황에 몰릴 수 있다.
스페인이나 이탈리아에 대한 구제금융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현재 조성되어 있는 유로존 공동기금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유로존 차원의 보다 근본적인 해법을 모색해야 하는 결단의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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