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스페인이 유럽연합(EU)에서 제시한 재정적자 목표를 충족시키기 위해 부가가치세를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그동안 소비 지출을 해치고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며 부가가치세 인상 방안을 배제해왔다.
하지만 스페인 재무부는 세수를 늘리고 대외적 신인도를 높이기 위해 특정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할인세율을 없애 부가가치세율을 18%로 높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페인은 대부분의 음식과 위생용품, 대중교통, 영화와 공연 같은 문화활동 등에 8%의 부가가치세를 징수하고 있다. 기초식품인 우유와 빵, 과일, 채소와 서적, 신문에는 4%의 세율이 적용된다.
부가가치세가 늘어나면 이미 스페인 정부의 강도 높은 긴축과 25%에 달하는 실업률로 허덕이는 가계에 상당한 부담이 될 전망이다. 스페인은 지난 2010년 사회당 정부 시절에 부가가치세를 16%로 높여 여론의 반발에 부딪혔고 국민당 정부는 부가가치세를 더 이상 높이지 않을 것이라고 공약한 바 있다.
EU집행위원회와 국제통화기금(IMF)은 부가가치세 인상을 스페인이 적자 감축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보고 스페인에 부가가치세율 조정을 권고했다. 스페인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적자비율은 지난해 8.9%에서 올해 5.3%로 낮춰야만 한다. 경제전문가들은 스페인이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