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회담 날짜가 다가오면서 유럽 현지와 시장참가자들의 반응은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는 쪽으로 흐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24일(현지시간) 정상회담 초안을 입수해 이번 회의는 은행연합 구축을 위한 상징적인 선언을 하는 자리가 될 것이며 유로본드나 유로빌 도입은 주요 안건이 아니라고 보도했다. 독일이 주장하는 은행연합 구축에 대해서는 회원국 전체가 동의한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지만 유로본드 발행은 다음달 출범하는 ESM(유럽안정화기구)에서 별도로 논의하자는 분위기가 역력하다는 것이다.
FT는 은행연합 구축은 각 회원국의 재정주권을 상당 부분 양보해야하는 안건이기 때문에 이번 정상회담의 최종 승자는 결국 `독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스를 비롯해 은행권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스페인, 또 다른 재정불안국 후보로 오르내리는 이탈리아까지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 보다는 장기적인 해법을 논의하는 장(場)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유로존 가입국이 아닌 영국은 독일 중심의 유로존 재편을 반기지 않고 있다. 영국계 스탠다드 차타드(SC)도 23일 보고서를 통해 "이번 정상회담에 유로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독일은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로존 `빅4` 정상회담에 이어 27일에는 프랑스와 정상회담을 열어 EU 정상회담 안건과 관련해 최종 조율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