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포커스 1부 - 마켓인사이드>
동양증권 조병현 > (그리스 총선 결론) 예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리스 내부 법률에 따라 6월 2일 이후부터 여론조사 결과 배포가 금지된 상황이기 때문에 6월 1일 최종적으로 나타난 여론조사 결과 이외에는 참고할 만한 사항이 없다. 6월 1일에는 신민당이 소폭 우위를 점하는 것으로 나타났었다.
그러나 스페인의 구제금융을 계기로 최근 문제가 되고 있다. 스페인은 추가적인 제재조치 없이 구제금융을 받는데 우리는 왜 가혹한 긴축을 펴야 하느냐는 논의를 시리자가 펴면서 국민들을 현혹하고 여론몰이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리자가 제1당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 시리자가 정권을 잡을지, 신민당이 정권을 잡을지에 대해 결과를 확인하는 차원에서 봐야 한다.
시나리오를 생각해보면 신민당 주도의 정부가 구성되는 것이 증시 입장에서는 상당히 양호하며 가장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줄 수 있다. 신민당은 재정협약에 대한 일부 수정 정도를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EU 정치권과의 마찰도 적고 단기적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시리자는 다소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고 유로존 탈퇴를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EU 정치권과의 마찰이 길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부정적인 범주에 놓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우려되는 것은 다시 제3차 총선으로 가는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그렉시트에 대한 이야기가 다시 한 번 나올 것이고 시장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할 것이다.
세 번째 시나리오 가능성은 크게 우려하지 않고 있다. 1차 총선 이후 여론이 다른 정당으로 확산되는 과정에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여론조사 결과 추이를 봤을 때 신민당과 시리자로 국민들도 협상 채널을 단일화시켜 만들자는 의견이기 때문에 시리자와 신민당으로 몰리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그래서 연정 구성에는 오히려 훨씬 쉬워진 상황이고 3차 총선까지 가는 경우는 발생하기 힘들다.
이 경우를 제외하면 시나리오는 두 가지다. 첫 번째, 긍정적인 시나리오로 신민당이 정권을 잡는 경우와 부정적인 시나리오로 시리자가 정권을 잡는 경우다.
첫 번째의 긍정적인 시나리오로 진행됐을 때 국내증시가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까. 이는 생각보다 회의적인 전망을 가지고 있다. 만약 신민당이 정권을 잡는다면 최근 나타나는 유럽 금융시장의 움직임을 봐야 한다. 최근 포커스가 그리스에 맞춰져 있느냐, 스페인이나 이탈리아에 맞춰져 있는가를 생각해보자. 최근 금리의 움직임을 보면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금리는 계속 급등하고 있지만 그리스는 상당히 제한된 모습이다. 그 이야기는 그리스에 대한 우려가 추가적으로 확산된다기 보다는 스페인이나 이탈리아에 대한 우려가 보다 논란의 중심에 있다는 이야기다.
또 어제는 그리스 증시가 10%대로 급등했다. 반면 독일이나 프랑스는 보합권에서의 움직임만 나타냈다. 어제 그리스가 급등했던 이유는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신민당이 주말 총선에 1등을 할 것이라는 루머가 돌았다고 해외 언론에서 보도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만이 차별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나머지 증시는 반등하지 않았다. 이는 그리스의 선거 결과에 대해 시장이 긍정적으로 크게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 일단 관심에서 멀어진 상황인데다 실질적으로 그런 움직임이 나타났을 때도 시장이 반응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긍정적인 흐름이 나타날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단기적인 영향으로 그칠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다.
반대로 부정적인 경우의 시나리오는 일단 시리자가 정권을 잡으면 EU와의 구제금융 협상 등이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 그리스의 올해 국채상환은 6, 7, 8월에 다 몰려 있다. 국채상황과 관련해 결국 불거질 수 있는 것은 구제금융을 받을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논의인데 그 과정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생길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시리자가 정권을 잡는 경우 기존에 남아있는 스페인과 이탈리아 우려에 더해 그리스의 우려까지 심화될 수 있기 때문에 시장의 불확실성을 더 초래할 수 있다.
결론은 그리스 총선에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된다 할지라도 위쪽으로의 영향력은 제한적이다. 대신 만약 안 좋은 결과가 나타났을 때 아래쪽으로의 하방 압력은 위쪽으로의 압력과 비교했을 때 생각보다 크게 작용할 수 있다. 지금 상황을 놓고 봤을 때 그리스 총선에 대해 과도한 기대를 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오히려 28~29일에 열리는 EU 정상회담에 포커스를 맞추고 지금은 지나가는 이벤트 정도로 봐야 한다.
최근 빠르게 논의되고 있는 것은 금융권에 대한 은행동맹 이야기다. 이것은 결국 독일이 요구한 최종 목표인 재정통합으로 유로존이 가는 중간과정인 것 같다. 최근 스페인에서 대두된 은행의 위기상황을 국가의 위기상황으로부터 떼어내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 시장이 가지고 있는 우려를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이번 28~29일 정상회담에서는 이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될 것이다.
한편 보다 본질적인 차원에서 성장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 기존에 비해 성장에 대한 필요성 인식이 강화된 것은 사실이다. 유럽 투자은행의 기능강화나 여러 가지 펀드를 도입하는 문제 등에 대한 실질적인 방안이 도출될 가능성이 분명 있다. 다만 ECB의 재정위기국에 대한 직접 지원이나 유로본드에 대해 아직 독일이 회의적인 반응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것들에 대한 논의가 획기적인 진전을 보이기는 어렵다.
금융위기와 재정위기를 분리시키는 문제가 얼마나 진전될 것인지, 그리고 프랑스나 이탈리아는 원하고 있지만 독일이 원하지 않는 유로본드에 대해 굳이 획기적인 진전을 기대하기 보다 점진적인 논의과정의 진전이 나타난다는 점이 확인된다면 소기의 목적은 달성할 수 있다.
유로존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지수의 변곡점을 만들어줄 가능성은 있다. 어차피 월말에 있는 정상회담의 경우 획기적인 계기를 마련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사실상 지난 5월에 있었던 정상회담에서 성장협약에 대한 이야기가 회자된 후 두 번째 열리는 정상회담이다. 그러므로 여기서 결론이 나오기를 바라는 것 자체가 시기상조다.
계속 진전된 모습을 보이고 정치권에서의 보다 빠르고 공조화된 움직임이 나타난다는 것을 확인해준다면 증시는 실질적인 액션 도출 이전에 그 부분을 반영하는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다.
정상회담 이후가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다. 5월 급락 이후 반등구간이 진행될 것으로 판단한다. 반등 초기에는 낙폭과대주가 가장 손이 먼저 가는 종목이었다. 하지만 이미 5월 낙폭의 절반 가까이를 만회한 상황이므로 반등 초기구간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반등 중반 이후 구간에서는 단순한 낙폭과대주보다 실적 펀더멘탈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는 업종을 중심으로 상승폭이 커지는 경험적인 사실이 나타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반도체 부품, 전자 부품, 자동차 부품 관련주의 실적 전망치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 중장기적으로 관심을 가져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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