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 이슈진단
앵커 > 어느 정도 예상했던 대로 주말 동안 스페인에 대한 구제금융이 신청됐다. 이번 결정에도 불구하고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있을 것 같다. 그 내용에 대해 자세히 정리해보자. 유럽재정안정기금이 스페인에 1000억 유로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결코 작지 않은 돈이지만 이것이 스페인 은행권 부실에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할지 궁금하다.
글로벌모니터 안근모 > 이번 구제금융 규모는 IMF의 권고에 맞춰 책정된 것이다. IMF가 추산하기로는 370억 내지 800억 유로 가량이 필요한 것으로 봤는데 이보다 약간 크게 가져간다는 계획이다. 신용평가회사인 피치가 지난주에 추산한 것도 거의 같은 규모로 구제금융이 결정됐다.
그렇지만 루비니 글로벌 이코노믹스가 예상한 소요비용에 비해 절반도 안 되고 JP모간이나 RBS의 추정치에 비해 4분의 1 정도 밖에 안 되는 자금이어서 구제금융이 부족하지 않겠느냐는 의구심이 당분간은 계속 남아있을 것이다. S&P의 경우 스페인 은행들이 올해와 내년 두 해 동안에만 최대 1120억 유로의 손실을 기록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스페인이 이번에 이른바 조건 없는 구제금융을 받기는 했지만 최대 1000억 유로에 달하는 공적자금을 상환해야 할 책임은 엄연히 스페인 정부가 져야 한다. 스페인이 1000억 유로의 은행 자본확충자금을 모두 받게 되면 스페인의 국가채무비율은 GDP 대비 9%p 상승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스페인의 국가채무비율은 3년 안에 100% 선 위로 훌쩍 전망이다.
스페인 정부가 직접 국채를 발행하는 것에 비해 이자부담이 훨씬 적다는 이점이 있지만 은행 구조조정 과정에서 생기는 나라 빚의 크기는 똑같은 것이다. 스페인 정부는 이미 국채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빚이 대폭 늘어나게 되는데 과연 시장에서 이러한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가 관건이다. 지난 금요일 시장에서 스페인 국채수익률은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시장의 우려를 반영했다.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도 걱정이 됐는지 유로존에 항구적인 전염위험이 있다며 하루속히 성장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탈리아의 경우 재정적자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지만 국가부채비율이 그리스 다음으로 높은 나라다. 올해 하반기에 갚아야만 할 채무만 640억 유로에 달하는데 이탈리아의 국채수익률은 스페인보다 약간 낮은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재정조달비용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그래서 무디스도 지난 8일 보고서에서 스페인의 은행위기가 이탈리아로 전염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 역시 은행들의 자금지원에 힘입어 겨우 재정을 조달하고 있다. 그 은행들은 또 유럽중앙은행에 의존해 자금을 구하고 있다. 그 모습이 스페인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이탈리아는 유로존에서 세 번째로 덩치가 큰 나라다. 여기까지 문제가 생긴다면 감당하기 쉽지 않게 된다. 일각에서는 이탈리아에 돈을 많이 빌려준 프랑스에 대해서도 유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염의 악순환을 빨리 끊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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