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포커스 2부-이슈진단>
한화증권 이호상 > 5월 한달 동안만 4조 원이 넘는 규모고 특히 차익거래로 1조 8000억, 비차익거래로 2조 2000억이기 때문에 베이시스 하락에 따른 영향이 차익과 비차익에 공히 나타나고 있다.
베이시스는 5월 들어 큰 폭으로 낙폭을 확대하고 있는데 최근 백워데이션으로 전환된 상황이다. 백워데이션이란 선물가격이 현물가격보다 더 낮은 굉장히 비정상적인 상황이라는 것이다. 선물을 사고 주식을 파는 프로그램 매도 차익거래가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원래는 선물이 비싸야 되는데 지금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향후에도 프로그램 매도는 조금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선물가격이 낮아지는 원인은 외국인들이 선물에서 매도를 많이 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증권거래세를 내지 않는 단기 차익거래부터 매수차익 잔고의 청산이 시작됐고 최근 외국인과 국내 기관들도 차익잔고 청산을 꾸준히 하고 있다. 5월 한달 동안에만 외국인 차익잔고 이탈 금액이 1조 2000억이 넘는 상황이고 국내 기관들도 4000억 정도 규모의 차익잔고 청산을 나타내고 있다.
지금 팔면 선물만기까지 기다리지 않고도 조기에 수익실현이 가능하기 때문에 청산이 꾸준히 나타나는 것이다. 문제는 아직도 잔고가 외국인과 국내 기관에 2조 원 이상씩 남아있다. 때문에 이 물량들이 계속 출회될 것이냐, 아니면 6월 만기를 앞두고 롤오버가 잘 될 것이냐가 현재 수급상 상당히 중요한 대목이다.
외국인들은 선물거래를 통해 헤지거래를 활발히 하고 있다. 전세계 금융시장이 점점 동기화되고 있고 특히 대외경제에 민감한 한국 같은 증시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리스크 헤지가 잘 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한국은 유동성이 풍부한 선물시장이 존재하기 때문에 외국인 입장에서는 주식을 사더라도 언제든지 헤지거래를 할 수 있어 장점이다. 때문에 리스크가 높아졌을 때 주식을 바로 매도하는 것보다는 선물을 매도해 헤지를 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인 전략이다.
유로존 재정위기가 재차 부각되면서 시장이 급락한 시기는 5월이지만 사실 외국인은 그 전부터 선물매도를 통해 헤지거래를 꾸준히 해 왔다. 3월 이후 4개월 동안 4조 원이 넘는 규모의 선물매도를 했고 그래서 5월 증시 하락하는 기간에 대략 4000억 정도의 수익을 선물매도 헤지거래를 통해 얻은 것으로 추정된다.
주목할 것은 이들의 포지션이 앞으로 어떻게 변할 것인가다. 작년 8월 초의 급락에도 외국인들은 헤지거래를 통해 상당히 큰 수익을 얻었는데 이 때는 장이 하락하면서 선물에서 환매수가 빠르게 유입됐었다. 그래서 그동안 발생했던 헤지거래로 인한 수익을 잘 관리할 수 있었다. 그래서 외국인들의 선물 환매수가 적극적으로 유입되는 것을 증시의 터닝 포인트, 지표로 삼을 수 있다. 그만큼 외국인들이 추가하락의 가능성을 낮게 본다는 힌트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직 외국인들이 선물에서 환매수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지 않다. 앞으로 선물에서 환매수가 적극적으로 유입되어 베이시스가 상승하고 지금까지 나왔던 프로그램 매도가 중단되며 오히려 향후 재매수가 유입되는 시나리오로 선순환 될 수 있기 때문에 외국인들의 증시 선물수급 환매수가 유입되는 것을 상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외국인 입장에서 한국은 굉장히 금리가 높은 국가다. 그래서 주식을 사고 선물을 파는 차익거래를 통해 단기금리를 얻을 수 있는 차익거래를 할 수 있다. 달러나 엔 같은 초저금리로 조달해 한국에는 시중 CD91금리가 요즘 3.54% 정도로 상당히 높게 형성되고 있다. 이렇게 투자를 하면 금리차익은 얻을 수 있다. 여기에 외국인들은 차익거래를 한 상태에서 원화가치가 증가하면 환차익도 얻을 수 있다.
통계적으로 보면 이렇게 원화가치가 증가하는 구간, 환율이 떨어지는 구간에는 외국인 차익거래가 적극적으로 유입되고 원화가치가 감소하는 구간, 환율이 올라가는 외국인들의 차익거래에서 청산이 나타나는 것이 전형적인 패턴이다.
현재 외국인들의 매수차익 잔고가 많이 쌓여있는 원인은 지난 1월 환율이 많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외국인들의 차익매수가 많이 유입됐고 증시 상승에 큰 보탬이 됐다. 이때 유입된 자금의 영향으로 1월에 지수가 크게 상승했다. 문제는 지금 역사이클에 걸려 있다는 것이다. 최근 환율이 많이 상승하고 베이시스가 하락하면서 외국인들이 차익거래를 통해 수익실현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이렇게 환율이 앞으로 어떻게, 얼마나 안정화될 것이냐가 상당히 중요한 지표가 될 수밖에 없다. 한화증권에서는 환율이 1200원 이상으로 크게 증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에 당분간은 환율이 안정세를 찾아갈 것으로 전망한다.
환율과 함께 또 다른 중요한 지표 중 하나는 변동성지표다. 최근 증시 변동성 수준이 작년 8월이나 과거 금융위기보다는 훨씬 안정적으로 낮게 형성되어 있다. 변동성이 높아지면 변동성 관리 전략상 기초자산인 주식을 팔 수밖에 없다. 최근 변동성이 안정적인 수준이기 때문에 향후 번동성 수준이 크게 증가하지만 않는다면 외국인들이 선물에서도 헤지를 더 늘리기 보다 다시 환매수가 들어올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6월 선물옵션 동시만기가 2주 남아 있다. 앞으로 2주 동안 프로그램 수급이 상당히 큰 영향력을 가질 것이다. 6월 선물옵션 동시만기는 어느 때보다 경계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남아있는 잔고가 아직 많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지표는 스프레드 가격이다. 스프레드 가격이 높으면 지금 남아있는 매수차익 잔고의 롤오버가 잘 된다. 그리고 스프레드 가격이 낮으면 매수차익 잔고의 롤오버가 잘 안 된다고 판단하면 된다.
지난 3월 만기에는 스프레드 가격이 높았기 때문에 롤오버가 잘 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남아있는 잔고수준에 비해 아직 스프레드 가격이 그렇게 높은 수준이 아니다. 4월 말까지만 해도 이론가 수준에 형성되고 있던 스프레드가 최근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향후 이 스프레드가 얼마큼 높아지느냐가 남아있는 매수차익 잔고의 롤오버 규모를 결정할 것이다.
문제는 외국인들의 선물 환매수가 나타나면 선물시장에서 수급이 좋아지고 스프레드도 높게 형성되며 매수차익 잔고 롤오버도 잘 되는 선순환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그래서 외국인들의 선물 환매수가 유입되는지 스프레드 가격이 상승하는지를 보면 2주 뒤에 남은 선물옵션 동시만기를 판단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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