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포커스 1부 - 마켓인사이드
동양증권 조병현 > 정치권의 불확실성이 국내나 글로벌증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 영향으로 지난주 선거결과 발표 이후 지금까지 약세 구간을 보여주고 있다. 결국 이 문제가 얼마나 영향을 미치고 이 문제들로 인한 시세의 하단이 어디까지 갈 것인가가 시장의 관심사다.
기술적인 관점에서 먼저 접근하면 현재 지수는 의미 있는 가격대로 볼 수 있는 120일 이동평균선이 오늘 소폭 하회하고 있다. 120일 이동평균선을 다른 말로 경기선이라고 부른다. 중장기적인 경기 모멘텀 훼손이나 중장기 경기 모멘텀 훼손을 불러올 수 있는 구조적인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으면 해당 지수대에서는 반등의 지지력을 기대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금융위기 이후 경험적으로 120일 이동평균선이 의미 있게 하향돌파된 경우는 2000년 초반 피그스의 문제와 중국의 인플레이션 문제가 동시에 대두된 경우와 2010년 5월 그리스 구제금융 등의 논의가 대두되면서 한참 그리스 문제가 크게 불거진 시점, 그리고 작년 8월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과 ISM 제조업지수가 급락하면서 더블딥 우려가 제기되고 프랑스나 주요 국가들의 신용등급 강등 우려가 형성됐을 때로 요약할 수 있다.
그것들의 공통점은 글로벌경기에 대한 우려, 글로벌경기침체에 대한 우려와 시스템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가 그 범주다. 그렇다면 지금이 그런 위기상황일까.
그 정도까지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 왜냐하면 미국의 경제지표, 특히 고용지표가 안 좋게 나온 것이 사실이다. 3, 4월 고용지표가 계속 안 좋게 나왔는데 사실 1, 2월 온난한 기온의 영향으로 3, 4월의 고용이 당겨졌기 때문에 1월부터 4월까지의 평균치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되면 1990년대 이후부터 장기 평균치와 비교했을 때 20.1만 건에 딱 부합되는 수준이다. 그래서 굳이 미국의 실물경기, 고용경기가 그렇게 나쁜 것이 아니라고 판단할 수 있다.
그리고 ISM 제조업지수도 이번 달 초에 발표된 것이 상당히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렇기 때문에 경기 기대감까지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다. 지금 경기회복속도의 둔화에 포커스가 맞춰져있지 경기침체로 포커스가 맞춰져 있지 않기 때문에 적어도 경기선 밑으로 하향 돌파할 악재는 아니다.
유럽 문제를 보더라도 현재 그리스 문제가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리고 독일에서도 어느 정도 태도가 완화되면서 성장정책에 대한 전향적인 태도가 나타나고 있는 것을 봤을 때 유럽도 구조적인 위험으로 넘어가기는 힘들다.
그래서 소폭 120일선 하회하고는 있지만 현재 가격대 부근에서 추가적인 급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조금 더 하락한다고 해도 미니멈은 1920포인트 대에서의 지지력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구제금융자금 중 일부를 유보한 문제를 생각해보면 일단 전체를 유보한 것이 아니라 당장 채무상환에 필요한 42억 유로는 제공하고 나머지 10억 유로에 대해 보류한 상태다. 결국 이것은 EU 측에서 그리스에게 의사결정을 빨리 하라는 경고성의 움직임이다. 시장은 현재 그리스 문제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상황이지만 우려하는 바처럼 극단적인 상황에 대한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총선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었던 신민당이 연정에 실패했고 어제 좌파연합 시리자도 연정에 실패했다. 그리고 오늘 사회당이 연정구성을 시도하고 있는데 만약 이 역시 실패한다면 기타 정당들이 연정 구성권을 가지게 되고 그것마저 실패하면 우려대로 재총선을 실시하는 일정으로 진행된다.
현 상황에서 그리스에 우려되는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재총선을 실시하게 됨으로써 한달 이상 그리스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금융시장에 계속 영향을 미치는 것이고 두 번째 문제는 신 재정협약을 전면 재수정하자, 그리고 유로존을 탈퇴하자는 극단적인 성향을 가진 정권이 들어서는 경우의 두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두 가지 중 후자가 더 심각하다.
왜냐하면 첫 번째는 지금 수준의 불확실성을 한 달 정도 연장하는 효과를 가지지만 후자의 문제가 발생하면 유로존의 위기해법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하기 때문에 후자의 문제가 훨씬 더 어려운 상황이다. 다행스럽게도 지금 그리스의 정치상황을 봤을 때 후자는 어렵다.
지난번 연정을 구성한 사회당과 신민당은 유로존에 남아있고 재정협약을 수정하고 성장협약을 넣자는 입장이다. 이 두 당이 연정에 실패했기 때문에 나머지 당들이 정권을 잡기 위해서는 모두 연합해야 한다. 그런데 나머지 당 중 그리스 공산당과 황금새벽당, 두 당은 사상의 양극단을 달리고 있다. 한 쪽은 극좌파, 한 쪽은 극우파로 사상의 정반대 노선에 있기 때문에 손을 잡고 연정을 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
또 이들의 공통점이 있다. 유럽연합을 탈퇴하자는 것이다. 지금 기존 야당에 대해 시리자의 치프라스 대표는 일단 유럽연합에서 남아있고 재정협약을 다시 하고 성장협약을 다시 하자는 측면에서 논의를 전개하기 때문에 기존 좌파연합과 그리스 공산당, 황금새벽당은 연정을 하기 힘든 상황이다.
어찌됐든 재선거를 하더라도 기존 정권 쪽으로 무게가 실릴 가능성이 높다. 극단적인 주장을 하고 있는 쪽에 무게를 실릴 가능성은 낮다. 그래서 그리스 문제가 파국으로 가기는 힘들다.
최근 중국의 경제지표가 예상치보다 하회하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어제도 중국의 수출입 현황이 나왔는데 중국이 경상적인 무역흑자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수입이 전년 동기대비 +0.3%를 기록하면서 현재 상당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내수나 내부적인 소비에 대한 진작을 계속 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입이 안 나왔다는 이야기는 결국 정책적인 지원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줄 수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오늘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도 예상치에 부합하는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물가에 대한 부담도 상당히 덜어진 상황이고 그렇다면 시장에서 기대하던 바와 같이 정책적 접근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될 수 있는 조건이다.
경제지표 자체가 주는 긍정적인 모멘텀 보다는 경제지표의 다소 부진한 모습으로 인해 향후 정책적 부분이 추가될 수 있는 기대감이 높아졌다는 측면에서 보는 것이 맞다.
글로벌 금융시장이나 외부적인 리스크가 발생하는 시점에 코스닥과 소형주는 대형주에 비해 상당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왜냐하면 외부영향에 따른 실적의 악영향이 대형주에 비해 훨씬 크게 나타나고 심리적인 부분, 수급적인 부분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그런 국면에서는 부진한 모습을 보인다.
반대로 코스닥과 소형주가 대형주보다 강세를 보일 수 있는 구간이 있다. 추세적인 상승에 대한 장담은 못하겠지만 하방에 지지대가 있고 박스권 형태의 움직임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코스닥이나 소형주가 훨씬 긍정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그 이유는 대형주는 추세를 이용해야 만족스러운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반면 소형주나 코스닥은 단기적인 모멘텀과 짧은 기간에도 만족스러운 수익률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제한된 구간 내에서는 훨씬 높은 관심이 형성된다.
지금은 가장 화두가 되는 유럽발 위기가 지수를 크게 하락시키기는 힘든 상황이다. 저점은 어느 정도 형성되어 있는 상황이고 글로벌 경기 모멘텀이 둔화되었다고 하지만 침체에 대한 우려로 연결되지는 않고 있기 때문에 반복적으로 언급한 것처럼 경기선을 뚫고 밑으로 크게 하락하는 경우는 제한적일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하방이 받쳐주고 단기적인 기술적 반등은 충분히 가능한 시점이므로 대형주보다 코스닥이나 소형주로 관심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기존 주도주의 움직임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결국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계속 시장을 끌고 갔던 이유는 연간 전체적인 실적에 대한 전망치 모멘텀이 상당히 강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코스닥이나 소형주도 마찬가지로 업황에 대한 모멘텀이 상당히 강하게 자리잡고 있는 업종들을 선택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IT 부품주나 자동차 부품주, 기계업종 정도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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