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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의창 W] 기념주화의 '명과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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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수엑스포 개막이 이제 두 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얼마 전에는 엑스포를 기념하는 공식 기념주화도 발행돼 행사 분위기를 서서히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에 발행된 기념주화가 국내에선 10년 만에 금화와 은화 형태로 발행돼 화폐 수집가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고 하는데요.

김택균 기자가 국내 화폐수집 시장의 현주소를 짚어봤습니다.

<기자>

평소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전업주부 이정주씨.

여수엑스포 기념 주화 발행 소식을 듣고 판매처를 찾았습니다.

이 씨은 국내에선 처음 발행된 1/4 온스짜리 금화에 큰 관심을 보입니다.

<기자> "어떻게 기념주화를 구입하게 됐나요?"

<인터뷰> 이정주 전업주부

"5월에 열리는 여수 엑스포를 기념하는 주화가 발행된다는 광고를 보고 하나 살까 하고 나왔습니다. 소장가치도 있고 금값이 계속 오르니까 재테크도 될 거 같고 애들에게 물려줘도 좋을 거 같습니다."

# 서울의 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최세연씨.

최씨는 화폐 수집인들 사이에서도 알아주는 전문 수집가입니다.

화폐 수집에 투자하는 금액만 연간 1억원이 넘습니다.

최씨는 화폐 수집은 공간을 적게 차지할 뿐 아니라 역사적 배경 지식까지 쌓을 수 있는 묘미가 있다고 말합니다.

여기에 훌륭한 재테크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인터뷰> 최세연 화폐수집가

"부산 아시안게임 기념주화가 2002년에 발행됐는데 지난 2010년 470만원에 거래가 됐습니다. 연 10% 이상 상승하는 셈이죠. 지금 발행중인 여수엑스포 기념주화 같은 경우도 발행량이나 희소성이 비슷할거라고 생각합니다."

# 기념주화를 수집하는 것만으로 과연 재테크가 될 수 있을까?

기념주화의 주요 재료인 금과 은 시세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전문가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인터뷰> 서지영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

"기념주화의 원료는 금이나 은인데요. 따라서 기념주화의 시세는 금과 은에 연동될 수밖에 없습니다. 금의 시세를 볼 때 가격을 결정하는건 수급인데요. 1990년에 유럽은행들의 금 매각량을 제한한 워싱턴 협정 이후 금 가격은 추세적인 상승을 해왔고요. 반면에 수요 같은 경우 신흥국들의 성장과 더불어 수요가 투자, 산업수요, 대외지준금 등 용도 자체가 확대돼 왔기 때문에 이런 공급은 제한적이고 수요가 확대된다는 측면에서 장기적인 추세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에 따라 기념주화 역시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세계 각국의 화폐를 전시해놓은 화폐금융박물관입니다.

한 켠에는 다양한 기념주화들이 한 자리에 전시돼 있습니다.

<브릿지> 김택균 기자(tgkim@wowtv.co.kr)

"이곳에 다양한 화폐들이 전시돼 있는데요. 일반적인 화폐와 기념 화폐는 어떤 점이 다른 겁니까?

<인터뷰> 오상일 한국은행 발권국

"일반 주화는 유통을 하는데 목적이 있고요. 반면 기념주화는 국가적인 행사나 역사적 사건, 문화유산을 널리 홍보하기 위해 발행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기념주화는 액면가보다 약간 높은 액면발행 기념주화와 재원 조달 목적으로 프리미엄을 부친 프리미엄부 기념주화로 나뉩니다.

하지만 한국은행법에 따라 이 기념주화의 발행 권한은 한국은행만이 갖고 있습니다.

이같은 엄격한 규제 탓에 지금까지 국내 기념주화 발행 횟수는 30회를 넘지 않습니다.

발행 자체가 적다보니 가격이 천정부지 치솟는 기념주화도 적지 않습니다.

국내 첫 기념주화인 대한민국 오천년 영광사 기념주화 12종 세트는 발행 당시 100만원에 불과했지만 최근 수 천만원을 호가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부족한 공급 때문에 수집가들은 자연스레 국내외 희귀 화폐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브릿지> 김택균 기자(tgkim@wowtv.co.kr)

"제가 들고 있는 이 동전은 100년 전 발행된 우리나라 최초의 10원짜리 금화입니다. 전문 수집가들 사이에서 이 손톱만한 동전 하나는 3천만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엄격한 국내법 탓에 기념주화 발행이 까다롭다보니 웃지 못할 일도 적지 않습니다.

김연아의 동계올림픽 우승을 기념하기 위해 발행된 기념주화.

하지만 이 기념주화는 우리나라가 아닌 투발로라는 이르도 생소한 국가에서 발행돼 국내에 역수입됐습니다.

이 기념주화를 제작 판매한 회사는 외국 조폐국을 찾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인터뷰> 이제철 풍산화동양행 대표

"이러한 기념주화는 조직위나 이런게 만들어졌을 때 특별법에 의해서만 발행될 수 있어요. 그렇다고 김연아가 그 메달을 땄으니까 김연아가 조직위원회를 만든다, 그럴 수는 없었겠죠."

고 김대중 대통령과 김수환 추기경 기념화폐 역시 외국에서 제조돼 거꾸로 수입된 것들입니다.

화폐만 전문 제작·유통해 온 이 회사는 이 같은 한계 때문에 올해 초 소전을 만드는 회사인 풍산과 합병하는 길을 택했습니다.

<인터뷰> 이제철 풍산화동양행 대표

"화동양행으로는 40년 정도 우리나라의 화폐 시장을 크게 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해왔습니다만 저희 작은 회사 규모를 가지고는 그러한 시장을 좀 개선하고 어떤 법이나 제도를 개선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전세계 조폐국에 소전을 공급하는 풍산과 같이 어떤 방향을 잡는다면 어떤 큰 일을 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서 M&A를 하게 됐습니다."

한국을 세계에 널리 알린 인물들의 기념주화가 해외에서 만들어져 수입되는 사이 수익의 절반은 고스란히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한 국가의 역사와 문화가 고스란히 기록돼 있는 기념주화.

우리나라의 기념주화도 이제 어엿한 한류 문화상품의 하나로 제대접을 받아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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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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