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투자 오후증시 2부- 박문환의 증시퍼즐>
앵커 > 독일이 그리스에 2차 구제금융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재정주권을 유로존에 넘기라는 초강수를 뒀다. 정치적으로 보면 큰 이슈가 될 수 있을 텐데 과연 실현이 가능할지, 실현이 불가능하다 하더라도 이것이 주는 시사점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동양증권 박문환 > 회사도 국가도 경영을 하다 보면 일시적으로 불황이 올 수 있다. 처음에는 손익계산서에서 적자가 나타나기 시작해 더 진행되면 대차대조표로 확산된다. 그리스는 재정긴축을 하는 과정에서 심각한 대차대조표 불황에 빠지고 있다. 외부에서 아무리 돈을 쏟아 부어도 긴축으로 인해 소비가 줄고 다시 GDP가 줄어드는 악순환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주에 독일은 밑 빠진 독처럼 돈만 들어가고 호전되지 않고 있는 그리스에게 재정주권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그리스는 그리스의 재정주권의 고유 권한은 그리스에 있다면서 맞받아쳤던 것이 시장에 불안감을 소폭 키우면서 유럽증시가 결국 하락 마감됐다.
하지만 그리스 재료는 이미 시장에 악영향을 주기에는 진부한 뉴스다. 그 외 포르투갈의 CDS가 급등하는 것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줬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이 사건이 의미하는 바는 작지 않다. 긴축만을 고집하는 독일식 해법이 서서히 시장에서 저항을 만들기 시작했다는 의미에서 주의 깊게 지켜봐야겠다.
예를 들어 지난 주말에 헤지펀드의 대부라고 볼 수 있는 조지 소로스가 독일의 독선에 대해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 부었는데 독일이 오히려 원흉이라는 것이다. 강력한 금융원칙을 적용하는 태스크마스터로 활동하고 있는데 이것이 오히려 EU를 붕괴시킬 수 있는 정치적 경제적 긴장 관계를 낳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니까 지금 경제적인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독일이 좌지우지하고 있는 상황이 애초부터 틀렸다는 것이다. 금융정책을 리드하는 것이 왜 독일이냐는 것이다. IMF나 EU 차원에서 진행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독일이 결사반대하고 있는 유로본드. 유로존의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지난 주에는 영국의 총리가 독일을 노골적으로 비난한 데 이어 계속 독일의 고집스런 정책에 대해 비난여론이 꼬리를 물고 있는 것은 유로존 지도자들의 생각이 하나로 뭉치지 않고 이산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시장에 좀 더 불안감을 줄 수 있는 것이다.
앵커 > 독일의 독단적인 움직임에 반기를 드는 세력들이 요즘 많이 생겼다는 얘기인데 시장의 흐름을 전반적으로 바꿔 놓을 수 있을까.
동양증권 박문환 > 대안이 별로 없다. 해결될 것도 아니다. 결국 동의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정은 당분간 매수의 기회로 활용해야 된다.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유동성이다. 시장의 방향성에 가장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가 유동성인데 ECB의 LTRO가 유동성을 공급한 이후 그 유동성은 풍선효과를 통해 이머징 증시로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 외국인 매수의 절반이 유럽계 자금이다. 이것은 유럽의 은행들이 자신들의 화폐인 유로화에 대해 믿음이 없기 때문에 유로화를 매도하고 다른 화폐를 매수하는 소위 캐리 트레이딩의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ECB가 2월 말에 6천억 유로 규모의 2차 LTRO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기 때문에 아마 2월 말 전후까지는 유동성 효과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두 번째는 미국 기업들의 이익이 생각보다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인데 일요일 새벽 미국의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이 미국기업들의 이익이 무척 강하다고 CNN에 출연한 자리에서 주장했다. 기업의 이익은 이미 2007년 금융위기 이전의 수준보다 더 높아졌고 기업들의 투자활동도 더욱 활발해 졌다고 했다.
심각한 패닉 이후 경기가 좋아지기 시작하면 기업의 이익이 더 강하게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그것은 Carry forward 혹은 Carry back의 효과 즉 세금효과 때문에 더욱 그렇다. Carry forward라고 하는 것은 이월공제라는 것을 의미하고 Carry back이라고 하는 것은 소득공제를 의미한다.
미국기업이 큰 손실을 보게 될 경우 향후 내야 될 세금에서 15년 동안 공제를 받게 되는 것을 Carry forward라고 하고 이미 낸 세금에서 5년간 소급해서 환급을 받을 수 있는 것을 Carry back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영업활동을 통해 손해봤던 손실에 대해 앞으로 수년 간에 걸쳐 기업들이 내야만 하는 세금에서 공제된다는 점이 침체기를 벗어나게 된 주가가 빠르게 반등할 수 있는 중요한 에너지원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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