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소비 여력을 장착한 미국
슈퍼 AAA 등급의 미국의 신용등급 하향이라고 하는 전무후무한 악재를 겪었던 탓인지 프랑스의 AAA 등급 하향 소식에는 금융시장이 동요조차 하지 않고 있다.
오늘 새벽 재개되기는 했지만 그리스의 국채교환 프로그램이 결렬되었다는 소식에도 증시는 미동조차 하지 않았었다.
소금물에 푸욱 담가 놓았던 곡괭이 자루로 맞아본 터라 이제 회초리 따위는 무섭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악재에 무디어졌다는 것만 가지고 주가가 강하게 상승하기는 어렵다.
보다 납득할만한 설명이 필요한데...오늘 새벽 발표되었던 NAHB 주택 종합지수는 지난달의 21은 물론이고 시장의 예상치 21을 크게 뛰어 넘어 25로 발표되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물론 기준점 50에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무려 4년 7개월만에 고점이다.
미국의 소비는 그동안 주택경기와 무척 강하게 밀착되어왔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대단한 유산을 받지 않았다면 평범한 샐러리맨의 경우 결혼해서 모기지로 주택을 구매하면 30년 동안이나 주택의 원리금을 갚아야 한다.
보통 30세에 주택을 구매한다고 해도 60세나 되어야 모기지 원리금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니 급여소득으로 충분한 소비를 할 수는 없었고, 소비 욕구를 충족 시키기 위해서는 새로운 재원이 필요했었는데...금융위기 이전까지는 <모기지 론> 이외에 <홈 에쿼티 론>이라는 것이 필요한 소비의 재원이 되어 주었었다.
즉,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자산 가치 상승분이 소비에 전용되었던 것이다.
물론 앞으로 주택 가격이 오른다고 무조건 과거처럼 무분별하게 소비가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매우 흥미로운 동력이 생겼다.
바로 저금리다.
중산층이 25만 달러짜리 주택을 구매했다면(지난 해 말 신규주택 평균가격 24만 2300달러) 모기지 금리가 6%였을 때 매 달 내야만 하는 원리금은 약 1499달러 정도가 된다.
지난주의 모기지 금리는 4.06%를 기록했는데 2%가 하락한 상태에서 원리금은 1202달러 정도로 무려 300달러가 줄어든다.
즉, 미국 중산층 기준 1년에 3600달러나 더 소비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이번 주에도 리파이넨싱이 전주 대비 26%나 급증하는 등 최근 저금리로 바꿔 타기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오바마 정부가 최근 패널티 없이 새로운 모기지로 갈아탈 수 있도록 배려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경기가 조금만 호전되는 기미가 보여도 새로운 소비여력이 장착된 미국 경제는 빠르게 호전될 공산이 크다.
암울한 유럽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견조한 상승을 유지하고 있는 미국 시장에게는 그럴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글. 박문환 <a href=http://sise.wownet.co.kr/search/main/main.asp?mseq=419&searchStr=003470 target=_blank>동양증권 강남프라임센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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