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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발이 마라토너의 올림픽 정벌기 '페이스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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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민은 천상 배우다. 매번 그는 배역에 맞는 외모로 변신, 진짜인지 연기인지 모를 아우라를 뽐내기 때문이다.

불멸의 이순신에서는 백척간두에 서있는 장군으로, 하얀거탑에서는 냉혈한 의사로, 베토벤 바이러스에서는 왕싸가지 지휘자로 나서며 연기력을 과시했던 게 김명민이다.

그런 그가 마라토너로 나섰다. 언론에 공개되기 전부터 이미 그의 변신에 대한 대중들의 기대감이 높았다.

새로운 캐릭턱로의 변신에 능한 그가 이번에 선보인 마라토너 주만호는 평범한 운동선수다. 하지만 김명민은 별다른 변신에 대한 고민이 없을 것 같은 마라토너도 쉽게 가지 않았다. 어수룩한 인상에 약간은 마른듯한 분위기가 풍겨졌다.

루게릭병을 앓는 환자연기로 폭풍감량을 했던 바 있어 마라토너 연기로 살을 다시 뺀 게 아니냐를 물음에 그는 "배역을 위해 몸을 만들다 보니 그런거지 다이어트는 절대 하지 않았다"며 "훈련량이 많아 살이 붙지 않았지만 하체는 말벅지로 불릴 정도로 튼튼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인공치아를 넣으며 감정을 담으려는 시도에 영화속 주만호의 비주얼은 부담스러울 정도로 망가졌다.

하지만 김명민은 "마라토너를 표현하기 위해 고민하던 중 문득 말이 떠올랐고 특히 늙은 말이 가쁨 숨을 몰아쉬며 입을 벌리고 뛰는 모습이 스쳤다"고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평생 남을 위한 30km짜리 마라톤만 해온 주만호를 연기하는 김명민의 표정은 살아있었다. 영화 초중반까지 가난 속에 생을 위한 마라톤밖에 할 수 없었던 주만호의 서글픈 삶을 그는 제대로 보여주며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그래도 스포츠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마지막이다. 대한민국 마라톤의 전략적 우승을 위해 런던올림픽 마라톤 경기의 페이스메이커로 나선 주만호. 그간 30km만 뛰는 삼발이라는 비아냥을 뒤로 한 채 쥐가 난 다리에 피를 내며 남은 12.195km로의 꿈의 완주에 나선다. 결과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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