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경제TV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2012년. 국내 기업들의 생존 전략은 무엇인지 집중 조명해 보는 기획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첫 순서로 반도체 산업 시장 재편에 대해 박병연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미국의 IT 리서치 전문업체 가트너는 내년 세계 반도체 시장 성장률 전망치를 4.6%에서 2.2%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유로존의 부채위기에 태국의 홍수까지 겹쳐 PC 생산량이 당초 예상보다 절반 가량 떨어질 것이라는 게 주된 이유입니다.
국내 산업계 역시 내년 반도체 시장이 상당기간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 임상혁 전경련 산업본부장
“일반적으로 반도체 경기는 IT제품 주기를 따라 갑니다. 올림픽이라든지 월드컵이 있는 짝수 해에는 호황을 보이고 홀수 해에는 불황을 보이는 게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내년에는 짝수 해임에도 불구하고 다소 부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도 내년 시장 전망이 밝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시장여건이 오히려 국내 기업에게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시장이 어려울수록 기술력 차이에 의한 업체간 양극화가 심화되는 만큼 삼성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우선 플래시메모리 부문에서 내년부터 가동에 들어가는 화성16라인을 통해 20나노급 낸드플래시를 양산하고 중국에도 생산라인을 건설해 양산능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또 D램 부문에서는 PC시장의 성장률 둔화를 감안해 스파트폰과 태블릿PC에 사용되는 모바일 D램과 기업용 서버용 D램 등 스페셜티 제품 비중을 높여나갈 예정입니다.
<인터뷰> 김정석 삼성전자 부장
“2012년 반도체 산업은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증가와 대표시장인 PC시장의 성장률 정체로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하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PC, SSD 등은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이 분야를 집중적으로 공략할 계획입니다."
삼성전자는 특히 내년에는 시스템 반도체 사업 강화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입니다.
삼성전자의 내년 R&D 투자금액은 최대 40조원. 반도체 투자는 14조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는 이 중 7조원 이상을 시스템반도체에 투자할 예정입니다. 비메모리에 대한 투자가 메모리를 넘어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지난 10년간 연평균 18%의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는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사업은 내년에 미국 오스틴 S2라인이 풀가동에 들어가면서 한층 탄력을 받게 될 전망입니다.
삼성전자는 현재 세계 9위에 머물고 있는 시스템 반도체 사업을 수 년내 5위권에 진입시켜, 명실공히 메모리와 비메모리를 아우르는 세계 최고의 반도체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기자브릿지>
삼성전자 안팎에선 비메모리의 성공이 이재용 사장의 성공신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시스템 반도체에 대한 투자와 고객유치를 이재용 사장이 주도해 온 만큼, 비메모리 부문의 성공은 이재용 사장의 경영성과로 연결된다는 의미입니다.
D램 생산에 주력하고 있는 하이닉스는 내년부터 낸드플래시에 대한 투자를 대폭 확대할 계획입니다.
또 20나노급 D램과 20나노 낸드플래시로 공정전환을 가속화 해 원가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인터뷰> 김정수 하이닉스 상무
“낸드와 D램 모두 20나노급 제품 비중을 높여 원가를 절감하는 방법...그래서 가격이 아무리 나쁜 상황에서도 수익성을 유지하는 방법이 있겠고요."
하이닉스는 또 내년초 출시하는 SSD(Solid State Drive)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울트라북과 하이엔드 노트북에 탑재되는 SSD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모바일 D램 등 스페셜티 제품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해 수익성을 높이는 데 주력할 방침입니다.
하이닉스를 인수한 SK텔레콤이 통신용 반도체에 상당한 애착을 보이고 있는 만큼, 비메모리에 대한 투자가 이뤄질지도 관심입니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확대와 IT제품에 대한 수요 부진으로 해외 반도체 업체들은 의미있는 수준의 투자계획을 수립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대만과 일본의 일부 업체들은 내년초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할 예정입니다.
반면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예년에 비해 한층 더 공격적인 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내년부터 글로벌 반도체 시장 빅뱅이 본격화 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WOW-TV 뉴스 박병연입니다.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