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철의 마켓 시시각각(10) ..이탈리아 사태, 시작이 아닌 악재의 마지막 노출
한 두달전부터 그리스에 이어 또 다른 악재가 될 것으로 이야기되던 이탈리아가 10년 채권기준으로 최대 7.4%를 기록, 마의 7%벽을 넘어서고 있다. 금리 급등의 이유로는 유럽의 대표적 채권청산기관인 LCH 클리어넷이 이탈리아 국채에 대한 위험담보금을 15%로 상향 조정한 부분이 직격탄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8월 이후 서유럽권 은행들이 PIGS 국채에 대한 보유규모를 급격하게 줄이고 있는 부분도 수급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독일과 프랑스의 주요은행들이 최근 4개월 동안 PIGS 국채비율을 최저 22% ~ 최대 31%까지 줄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유럽은행들이 남유럽 채권을 급격하게 내다파는 이유는 투자자들이 은행의 PIGS채권 보유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점과 내년 6월로 정해진 BIS비율 9%를 맞추기 위한 자금 조달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일단 국채금리 7%는 구제금융의 임계점으로 불린다. 유럽 위기와 관련해서는 시장에서 국채 금리 6% 진입은 위험신호, 7%는 임계점으로 판단된다. 실제 그리스는 7 %금리 돌파 이후 18일, 아일랜드 20일, 포르투갈 두 달만에 구제금융 신청한 바 있다. 이탈리아 금리가 치솟는 가장 큰 이유는 EFSF나 IMF 자금 확충과 같은 유로존 합의 도출 실패가 가장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그 밖에 개혁안 이행 여부, 높은 정부부채 등은 진행형의 악재이며, 최근의 채권 투매는 ECB의 국채매입 프로그램을 제외하면, 별다른 대책이 없을 것이라는 점도 투매를 불러 일으켰다.
공식적으로 이탈리아 채권만기는 연내 도래분은 300억 유로에 불과한 반면 내년 2~4월에는 연간 전체의 45%가 몰려 있어 연말까지는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탈리아 채권비중이 높은 프랑스가 빠르면 연말 경 국가신용등급에 대한 조정이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사전적인 대책마련이 11월 중순 또는 월말까지는 구체화되어야 된다.
결론적으로 앞으로 전개 가능한 수순으로 볼 때 이탈리아의 구제금융 신청은 필연적인 것으로 보인다. 10일 독일 재무장관도 이탈리아가 EFSF 자금지원을 요청해야 한다고 밝힌 것도 구제금융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 이탈리아의 헤어컷 비율은 AAA대비 스프레드로 볼 때 15%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 Citi 등이 두달 전부터 이탈리아 헤어컷 비율이 20%는 될 것으로 추정한 것도 이를 방증한다.
물론. 시장은 그리스에 이은 이탈리아 사태가 또 다른 급격한 금융위기로 갈 수 있는 극단적 상황을 가정하겠지만, 악재에 대해서는 반대급부도 강하게 유발된다는 점에서 필자는 금번 이탈리아 사태로 인한 지수 조정도 좋은 매수 기회로 판단된다. 당사는 지수 방향성의 근간을 경기와 실적으로 보고 있으며, 펀더멘털이 개선되고 있는 국면에서의 크레딧 위험은 방향성을 훼손하는 요인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또한 구체적인 계획을 만드는데 실패한 EFSF 레버리지 또는 차입안이 금번 이탈리아 사태로 인해 11월말 전에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싱겁게 끝난 IMF 증액안도 연내 재논의될 것으로 보여, 11월 중순 이후에는 이러한 반대급부의 영향을 관찰할 필요가 있다.
다만, 최근 일부 투자자의 관심이 모인 은행 등 금융주에 대해서는 조심할 필요가 있음. 은행업의 특성이 개별 종목보다는 산업 사이클에 민감하다는 점과 유럽계 은행권의 자본확충 또는 부실처리 과정에서 미국 등 여타 국가의 은행도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판단된다.
당사는 포트폴리오 배분에 있어 미국관련주라 할 수 있는 IT/자동차를 1순위, 유럽발 불안에 따른 지수 조정시 조선/건설을 2순위로 매수 추천하고 있다. 반면, 은행 등 금융주에 대해서는 내년 상반기 까지도 시장 외적인 악재의 고리가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서 낮아진 밸류에이션 매력에도 불구하고, 투자에 조심할 것을 권유한다.
<강현철 <a href=http://sise.wownet.co.kr/search/main/main.asp?mseq=419&searchStr=005940 target=_blank>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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