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그리스의 파판드레우 총리가 세상을 또 다시 발칵 뒤집어 놓았다.
지난 수요일 새벽, 세계 증시는 독일과 프랑스가 5% 이상 낙폭을 기록하는 등 그날 하루에만 그리스의 전체 채무보다 훨씬 많은 돈이 주가 급락으로 인해 사라졌다.
파판드레우 총리는 EU 정상회담에서 주변국 정상들에게 미리 알리지 않았음은 물론이고 심지어 그리스의 재무부 장관에게까지도 전혀 알리지 않은 채로 거사(?)를 실행해서 충격을 더 키웠을 것이다.
이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서 독일과 프랑스 정상이 긴급 정상회담을 하기로 했고 여기에는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는 물론이고 라가르드 IMF총재와 드라기 신임 ECB 총재 그리고 반롬풰이 EU 상임의장과 바로수 EU 집행위원장 그리고 융커 유로그룹 의장이 모두 모여 중지를 모았다는 소식에 목요일 새벽에는 유럽 시장이 소폭 반등에 성공하기도 했다.(이젠 1~2%는 소폭 반등이다.)
이 모임 이후 독일과 프랑스는 종전까지의 입장을 바꾸어 “이왕 국민투표를 하려거든 12월 중순까지 하라.” 촉구하기도 했는데, 이 말은 12월 중순 7차분 집행이 되기 전에 그리스의 EU 잔류 의지를 확인하고 싶다는 말로도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그만큼 국민투표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도 조금은 있었을 것이다.
받는 것이 익숙해지게 되면 그 때부터 거지본성이 더 커지게 되어 요구도 당당해지고 규모도 커지게 된다는 것은 과거 아르헨티나로부터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유로존으로부터 지원을 받기 시작한 그리스는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보다는 더 달라고 투정을 부리는 쪽을 선택했다.
그리스 전역이 파업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으며 조세 저항운동마저 거세게 진행 중이다.
유로 정상들은 그리스의 타이트한 재정긴축을 전제로 겨우 50%의 상각률을 결정했지만 그리스는 남의 돈에 더욱 의존하려는 생각 쪽으로 더욱 치우친다면 사태는 미궁으로 빠질 가능성이 농후했다.
뭔가 결단이 필요한 시기에 파판드레우 총리의 국민투표 제안은 어쩌면 그리스의 국민들에게 생존의 의지를 세워주고 파판드레우 총리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아무튼 참 주식하기 어렵다. 이제는 정치인들이 무슨 말을 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니 말이다.
지난 일주일 동안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의 동향을 보면 유로 정상회담에서 EFSF에 대한 증액 합의 이후 조선주를 편입하고 IT가 강세를 보이는 등 주로 경기 민감주들의 상승이 돋보였었다.
이것은 위험이 사라지게 되면서 시장은 더욱 위험을 선호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염두에 둔 포석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한 사람의 발언이 세계 시장을 뒤 흔들어 놓았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의 선택이었음을 인정하지만 고작 유로존 GDP의 2% 밖에 안 되는 나라가 전 세계 주식시장의 시총을 몇% 나 더 해먹어야 끝이 날 것인지조차 가늠하기 어렵다면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것이다.
<글. 박문환 <a href=http://sise.wownet.co.kr/search/main/main.asp?mseq=419&searchStr=003470 target=_blank>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센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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