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가 무려 2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하향 조정했다.
물가가 안정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유럽 및 미국발 금융위기 확산으로 세계 경기둔화가 예상되는 만큼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통화정책 완화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호주중앙은행(RBA)은 1일 월례 이사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내려 연 4.50%로 조정했다고 밝혔다.
기준금리 인하는 2009년 4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 RBA는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낮춰 연 3.0%로 조정한 바 있다.
이후 5개월간 기준금리를 동결하다 같은 해 10월 0.25% 포인트 상향 조정한 것을 시작으로 이후 지속적으로 올렸다가 지난해 11월 0.25% 포인트 상향 조정 후 이달까지 동결조치했다.
RBA는 성명을 통해 "물가가 연간 관리목표치 3.0%에 접근하는 가운데 광산업종을 제외한 나머지 업종의 업황이 악화하고 있다"며 "통화정책 완화를 통해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을 떠받치면서 물가를 관리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판단을 했다"고 기준금리 하향 조정 배경을 설명했다.
글렌 스티븐스 RBA 총재는 "금융 상황이 최근 들어 어느 정도 완화되기는 했지만, 전반적인 상황은 평상시보다 어렵다"면서 "차입금리가 여전히 장기 평균수준보다 높고 자산가치는 연초보다 하락했다"고 덧붙였다.
RBA의 기준금리 완화 폭은 시장의 예상치에 부합하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RBA가 글로벌 금융불안에 따른 경기둔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0.50% 포인트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RBA가 기준금리를 하향 조정함에 따라 부동산담보대출(모기지) 금리도 동반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소비자들이 모기지 상환 부담을 어느 정도 덜게 돼 연말 소비지출을 늘릴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유럽 및 미국발 금융불안이 해소되지 않은 만큼 소비자들이 소비보다는 저축에 비중을 두고 있는 현재의 분위기가 바뀔지는 미지수라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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