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미술산책(13)..문화재 지킴이 미술관, 간송미술관
<풍속인물화대전>-성북동 간송미술관
북쪽에 북한산이 보이는 성북동은 조선 시대에는 한성부에 속했으며 근대에는 만해 한용운 선생이 거주했다고 한다. 또한, 조계종 사찰인 길상사, 시민문화 1호 최순우 옛집,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 미술관인 간송미술관 등이 현재 자리잡고 있어 우리조상들의 기품과 옛 흔적을 느낄 수 있는 역사를 상징하는 서울의 중요한 동네중의 하나이다. 그 중에서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곳은 1년에 두 번 기획전을 여는 간송미술관이다. 조선 최대 갑부였던 간송 전형필 선생이 일제 강점기에 우리 문화를 지키기로 결심하고 보물, 문화재 수집에 힘썼는데 그가 타계하자 그의 호를 따서 후손, 제자들이 개인 박물관을 세웠다고 한다. 1971년 가을부터 봄, 가을 전시를 열어온 간송미술관은 이번 <풍속인물화대전>이 81번째 전시이다. 이른 아침부터 전시를 보기 위해 미술관 밖에까지 길게 늘어선 사람들의 줄을 보면서 간송 선생의 나라를 위하는 마음과 정신이 우리들이 중요한 문화재를 보존하고 접할 수 있는 기회로까지 이어졌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감사드렸고 앞으로도 계속 우리후손들에게 이어져 가길 희망했다.
<간송미술관 전경>
<풍속인물화대전>은 안견에서부터 겸재 정선, 단원 김홍도, 혜원 신윤복, 공재 윤두서, 김득신, 이당 김은호에 이르기까지 조선시대가 배출한 52명의 명작 100여 점을 감상할 수 있다.
이 전시가 보여주는 ‘진경시대’의 인물, 풍속화는 조선 성리학의 고유 이념을 토대로 우리의 자연과 사회를 개성적인 미감과 화법으로 형상화하여 조선적 풍경이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났던 조선후기 숙종대(1675-1720)에서 순조대(1801-1834)에 이르는 약 150여 년간 동안 그려진 화풍을 말한다. 특히, 우리가 잘아는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와 단원 김홍도의 풍속화는 이 시기의 이러한 특징을 잘 보여준다.
진경은 시대의 현실적이며, 사실적인 시대의 풍경을 담고 있으며 이 화풍이 나온 시대적인 배경을 살펴보면 17세기 들어 중국의 명청 교체의 국제적인 변동으로 성리학의 종주국이었던 명나라가 쇠퇴하자 조선이 동아시아의 정신문화의 핵심인 유교문화의 중심지라는 자존의식이 강조되면서 초상화에 운학흉배가 등장했고 이이 율곡, 우암 송시열의 학맥을 이어 조선 성리학이 발전하게 되었다고 한다.
윤두서<설산부시> 정선<어초문답>
풍속화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여러 계층의 다양한 일상적 삶의 모습을 그린 그림으로 조선 초,중기에는 화원화가들이 규범적인 도상의 틀 안에서 국가나 사대부들을 위한 성격의 풍속화였는데 진경시대에는 성리학적 세계관과 예술관을 가진 사대부 문인화가들이 직접 풍속화를 그림으로써 그림을 통한 현실 인식과 정서적 감상을 통한 심미적 가치를 중요히 하게 되었다. 윤두서, 조영석의 풍속화는 사농공상 전 계층의 다양한 풍속을 그려 조선의 모습이 어떠했었는지 짐작 하게 하였다.
18세기 후반에는 영정조의 강력한 왕권정치가 펼쳐지면서 풍속화 또한 화원화가들에 의해 주도되는 큰 변화가 나타나며 소재와 주제에 있어서 달라지기 시작한다.
소재측면에서는 사농공상의 생활 모습뿐 만이 아니라 도시의 상공업 활동과 향락적인 생활모습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이와 같은 도시의 면모 중에서 주목되는 것은 여인 풍속의 증가와 그에 따라 나타난 애정표현의 노골화였다. 김홍도, 김득신, 신윤복의 풍속화에는 자연스러운 남녀 조우의 장면이나 기녀들의 등장으로 남녀 연정과 포옹 등이 묘사되었다.
김홍도<기우부신> 김득신<야묘도추> 신윤복<미인도>
그 중에서 혜원 신윤복의 <미인도>는 붓끝으로 마음을 전했다고 적혀져 있어 그 시대의 감정의 자연성과 순수성을 긍정하는 경향의 시대의식이 보여진다.
신윤복의 <단오풍정>, <월하정인>, <야금모행> 등 혜원전신첩에 묘사되어있는 인물풍속도는 자세히 들여다보면 마치 역사 드라마나 영화의 한 장면같이 그 시대의 생활상을 볼 수 있다. <야금모행>은 통행금지 시간에 만난 양반과 기녀가 순라군에게 불심검문을 당하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두 남녀가 입은 누비 솜바지와 모피를 댄 갓 등으로 계절감과 신분을 잘 나타내어 조선에 가장 화려했던 시기의 풍류를 격조 있게 그려낸 신윤복의 그림을 보면서 풍류가 있었던 조선도 살 만한 시대였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을 하게 한다.
신윤복<단오풍정> 신윤복<야금모행>
이번<풍속인물화대전>전시는 조선중심적인 사고와 의식이 강해졌던 18세기의 사실적인 진경 회화를 보면서 왜 우리들이 김홍도나 신윤복의 그림을 가깝게 느끼고 감동을 받는지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것은 중국의 영향을 받지 않고 실제 풍경을 그리려고 애썼던 조상들의 자주적인 마음과 정신이 살아 있기 때문이다.
◆ 전 시 명 : 풍속인물화대전
◆ 전시기간 : 10.16-10.30 /10시부터 6시까지
◆ 전시장소 : 성북구 성북동 97-1 간송미술관 / 02-762-0442
<아트엔젤컴퍼니 유화영&김정윤>(http://www.artangel.co.kr//mailto:artangelcompany@gmail.com)
** 뉴욕 Pratt Institute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한 유화영은 크랜베리 디자인 대표(브랜딩회사), 갤러리 그림손 관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현재 아트엔젤컴퍼니의 디렉터로 활동 중이다. 또한 Loughborough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경영학 박사인 김정윤은 현재 아트엔젤컴퍼니의 창립멤버로서 작가들 발굴과 프로젝트 전략을 조언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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