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들이 올해들어 빚을 갚지 못한 대출자 7만6천명의 보험계약을 압류ㆍ해지시켜 보험료를 가져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나 늘어난 규모다. 대부업체가 가장 많았으며, 신용카드사와 저축은행도 적지 않았다.
금융감독원은 금융회사들이 대출채권을 회수하려고 올해 1~7월 중 7만6천76명의 보험계약을 압류ㆍ해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5일 밝혔다.
대부업체가 4만646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신용카드사 1만8천569명, 저축은행 9천123명, 보험사 6천534명, 은행 1천200명 등이었다.
지난해 상반기에 보험계약이 압류ㆍ해지된 사람은 3만6천463명이었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7만1천554명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이 가운데 생명보험 가입자가 5만2천331명이었고, 손해보험 가입자가 1만9천223명이었다.
금융회사들에 의해 압류ㆍ해지된 보험계약은 약 절반이 상해ㆍ질병 치료비 등을 보장하는 보장성 보험으로 추정됐다.
보장성 보험 압류를 금지하는 개정 민사집행법령이 시행된 지난 7월에 압류ㆍ해지된 계약자가 지난해 같은 달의 49.7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금융회사뿐 아니라 세무서와 보증기금 같은공공기관도 세금이나 보증금이 제때 납부되지 않으면 보험계약을 마구 압류ㆍ해지시켜 해약환급금을 챙겨갔다.
중도해지에 따른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보험 압류ㆍ해지가 이처럼 많아진 데는 기존 법률의 허점에다 보험사들의 손익 계산도 작용했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대출 연체자는 아무래도 상해ㆍ질병이 잦아 예상 사고율(보험금을 지급해야 할 확률)이 높으니 계약을 해지하는 게 보험사 입장에서 손해볼 게 없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이에 따라 최근 생ㆍ손보 협회를 통해 보험사 실무자들을 불러 앞으로는 보장성 보험계약의 압류ㆍ해지가 이뤄지지 않도록 주의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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