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토토 승부조작에 가담해 재판에 넘겨진 프로축구 선수들이 사설토토에도 돈을 걸었던 사실이 재판과정에서 속속 드러나고 있다.
김모 선수는 지난 29일 창원지법 제4형사부 김경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승부조작 사건 재판에서 피고인 심문을 통해 지난해 6월 승부조작에 가담하는 대가로 받은 2천만원 가운데 1천만원을 사설토토에 베팅했으나 모두 날렸다고 진술했다.
김 선수는 이외에도 대부업체와 가족 등에게서 수천만원을 빌려 사설토토에 걸었다가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10월에는 모 구단과의 경기를 앞두고 최모(구속기소) 선수로부터 "사설토토에도 돈을 걸었으니 이번에 발을 빼면 안된다"는 말과 함께 승부조작을 제안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승부조작에 가담한 다른 선수들도 사설토토에 베팅했음을 간접적으로 밝힌 것이다.
승부조작에 연루돼 기소된 다른 선수들 역시 사설토토에 베팅했다는 혐의가 공소장, 재판 도중 피의자 심문, 증거조사 등에서 직ㆍ간접적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해당 선수의 변호인들은 밝혔다.
변호인들은 "선수들이 승부조작 대가로 받은 돈을 사설토토에 베팅하거나 승부조작 실패 후에 조직폭력배로부터 `돈을 내놔라`는 협박을 받자 사설토토에도 돈을 걸었다"고 설명했다.
이달 초 승부조작 사건을 마무리한 창원지검은 수사과정에서 상당수의 선수가 인터넷을 통한 불법 사설 스포츠토토에 베팅한 사실을 확인하고 별도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사설토토 사이트 대부분이 차명계좌를 통해 베팅할 돈을 받은데다 운영자들이 검찰의 수사 시작 후에 사이트를 폐쇄하고 잠적해 검찰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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