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신도시의 임대시장이 전세보증금의 일부를 월세로 받는 반전세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습니다.
중소형 아파트는 반전세와 전세의 비율이 역전돼 예전의 순수한 전세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조현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일산 신도시의 반전세 역전 현상은 2~3달 전부터 시작됐습니다.
집값이 떨어지자 임대수익으로 보상을 받으려는 집 주인들이 반전세로 돌아서고 있는 겁니다.
여기에 전세 품귀현상으로 집주인들이 `수퍼갑`의 지위로 올라섰고, 갑자기 오른 전세 보증금을 맞추기 어려운 세입자들의 딱한 사정도 겹쳤습니다.
실제로 2천150가구 사는 백석동의 한 중소형 아파트 4개 단지에서 현재 계약이 가능한 전월세 물량은 총 36건입니다.
이중 월세의 절반 이상이 반전세 물량이고, 전세의 상당수도 반전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입니다.
반전세와 전세의 비율이 7대 3, 완전히 역전된 겁니다.
<인터뷰> 곽영효 대성부동산 공인중개사
“증액분에 대해서 예를들면 3천만원이 증액되면 약 20만원에서 25만원 정도 월세로 대체하는 겁니다.
전에는 없던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일종의 반전세 형식이 되는 겁니다.”
매매가격이 1억6천만원인 이 아파트의 경우, 전세보증금 1억2천만원 중 9천만원은 전세보증금으로, 나머지 3천만원은 월 25만원 안팎의 월세 형태로 계약이 성사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자 일부에서는 월세를 내느니 아예 집을 사겠다는 실수요자들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습니다.
전세금 비율이 75%까지 오른 일부 소형아파트의 경우, 반전세로 일정액을 월세로 부담하는 것보다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집을 사고, 이자를 내는 게 손해를 덜 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급매물을 잘만 잡으면 주택가격이 더 이상 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도 깔려 있습니다.
실제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서 경매 낙찰가보다 1천만원 이상 싼 급매물도 나오는 기현상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반전세 역전현상,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하는 과도기인지,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바뀌는 도화선인지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지만, 일산 전세 시장에 변화가 시작된 건 분명해보입니다.
WOW-TV NEWS 조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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