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 노동조합의 총파업이 은행권 최장기 파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개별 성과급제 도입을 둘러싸고 노사 양측은 좀처럼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파업 장기화로 인한 고객 피해와 영업력 약화 등을 생각한다면 양측 모두 한발씩 물러나 타협점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시작된 SC제일은행 노조의 파업은 이날로 19일째를 맞고 있다.
이는 지난 2004년 한미은행 노조가 18일 동안 벌였던 파업을 뛰어넘는 은행권 최장기 파업 기록이다.
당시 한미은행 노조는 은행을 인수한 씨티그룹 측에 고용안정 등을 요구하며 2004년 6월 25일부터 7월 12일까지 파업을 벌였고, 사측이 일부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파업은 종료됐다.
SC제일은행 노조원 2천900여명은 지난달 27일부터 사측의 개별 성과급제 도입에 반발해 속초의 한 콘도에 모여 파업을 벌이고 있다. 파업 장기화로 지난 11일부터 SC제일은행 392개 영업점 중 43개 점의 운영이 중지된 상태다.
현재 양측이 가장 큰 이견을 보이는 부분은 기본급에 대한 차등 임금인상 적용 부분이다.
사측은 성과가 저조한 일부 직원은 기본급의 임금인상률을 다른 직원보다 낮춰서 적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나, 노조 측은 성과급이 아닌 기본급의 차등 인상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에 반발하고 있다.
리처드 힐 은행장이 지난 7일 속초의 콘도를 찾아 교섭을 벌이기도 했으나, 이후에는 노사 대표 간의 교섭이 없는 실정이다.
파업 장기화로 양측의 부담 또한 커져가고 있다.
노조는 남자직원 평균 연봉이 8천500만원에 달하는 이른바 `귀족 노조`가 고객 불편을 아랑곳하지 않고 파업을 벌이고 있다는 비난에 시달리고 있다.
회사 측은 한국 정서에 맞지 않는 개별 성과급제를 무리하게 도입하려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전 직원 대상의 전면적인 성과급제를 도입하는 것은 SC제일은행이 처음이다.
양측이 한발씩 물러나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SC제일은행이 시장점유율 하락과 순이익 감소 등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파업 장기화는 은행의 경쟁력 약화라는 상처밖에 남기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외국인 경영진과 노조의 의사소통 부족 등이 불필요한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며 "타협과 양보만이 공도동망(共倒同亡)을 막는 길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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