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경제부가 최근 정유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기름값 환원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연착륙 방안'을 요구했다는 업계의 전언이 나왔다.
이에 따라 다음달 6일 정유사들의 100원 할인 판매 종료를 앞두고,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지만 정부와 업계의 갈등이 다시 내연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23일 지경부와 정유업계에 따르면 한 정유사 관계자는 최근 "지경부 담당자가 정유업계 관계자들을 불러 할인조치 연장이나 단계적 환원 등 연착륙 방안을 강구하도록 요청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정유사는 더 이상 할인 연장은 어렵다는 뜻을 전했으나 지경부의 의지가 강해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조영신 지경부 석유산업과장은 일부 정유사가 주유소에 물량을 주지않는다는 얘기가 들려와 그런 수급 문제가 없도록 점검하는 차원에서 정유업계 관계자들을 불러 관련 논의를 했다며 만남 자체는 시인했으나 강압적인 주문이나 지시를 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도경환 에너지산업정책관(국장)도 정유사들이 한시적으로 사실상 100원 인하 조치를 한 것이나 앞으로 다시 어떠한 조치를 할 것이냐는 모두 업계 자율이라는 게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앞서 SK를 필두로 100원 할인 판매를 결정했을 당시 지경부 내부에서는 정부의 압박이 먹힌 결과라며 쾌재를 부르는 분위기가 있었다.
그때 시장에서는 업계가, 여론을 등에 업고 가격인하를 몰아붙인 정부에 백기 투항했다는 해석이 나왔었다.
따라서 '모든 결정은 업계가 자율적으로 내린다'는 게 정부의 공식입장이라는 촌평에 무게가 실리기 어렵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기름값 환원에 대비해 사재기 등과 같은 유통 혼란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정유사들도 환원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정리했다.
또 기획재정부와 지경부는 원유 할당관세를 지금의 3%에서 0%로 낮추거나 유류세를 인하하는 것과 같은 다양한 대안에 대한 검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어 실질적 소비자 부담 경감방안이 나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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