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4’가 잘 걸리는 병이 있다.
물론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F4는 아니다. F4란 다름 아닌 Female(여성), Fatty(비만), Forty(40대 이후), Fecund(임신횟수 많은 여성)을 뜻한다.
이 F4에 많이 발생하는 것이 바로 담석이다.
담석이란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이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돌처럼 단단하게 응고되면서 형성된 결석을 일컫는데, 흔히 담즙 배출 경로에 형성된 모든 결석을 총괄해 말한다.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은 시작점인 간내담관에서 총간관을 거쳐 담낭(쓸개)에서 일시적으로 저장된 후, 총담관을 통해 십이지장으로 나오게 되는데 이 각각의 부분에서 모두 담석이 생길 수 있다. 담석은 생긴 위치에 따라 간내(담관)담석, 담낭담석, 총담관담석이라고 부르기도 하며 이로 인해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담석증이라고 한다. 을지대학병원 소화기내과 차상우 교수의 도움말로 담석의 실체에 대해 알아본다.
- 식생활 서구화되면서 콜레스테롤 담석 증가
담석의 종류를 비교하여 보면 미국인 담석의 90%가 콜레스테롤 담석인 반면, 우리나라는 50%가 되지 않으나 최근의 보고에 의하면 우리나라도 식생활의 서구화에 따라 점차적으로 콜레스테롤 담석이 증가되고 있다. 담석의 발생 위치도 많은 차이를 보여 서양은 담낭 내에서의 발생비율이 높은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는 담관내, 특히 간내 담관내에서의 발생비율이 전체 담석의 10∼15%를 차지할 정도로 높고 최근에는 간내 담석만 존재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또한 아직까지 담관 담석의 주성분은 색소 담석이나 최근 들어선 담석내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은 담석이 출현하고 있다.
콜레스테롤 담석은 주성분이 이름에서처럼 콜레스테롤로 구성되어 있고 주로 담낭 내에서 발생한다. 콜레스테롤은 담즙 중에 녹아 있는 상태로 존재하나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용해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으면 이들이 집결되어 결정을 만들고 담석의 핵으로 작용하여 결국 담석으로 굳어지게 된다.
또한 색소담석은 빌리루빈 담석이라고도 하는데 말 그대로 빌리루빈이라고 하는 간에서 만들어진 색소가 주성분이고 주로 간내 담관 등 담관에서 잘 생긴다. 이 빌리루빈도 콜레스테롤과 마찬가지로 담즙 내에 녹아 있는 상태로 분비되는데 어떠한 원인으로 녹기 어려운 형태로 바뀌어 모이면서 칼슘 등이 부착해 결국 돌로 되게 된다.
- 증상은 거북하거나 체한 듯
담석을 몸속에 가지고 있어도 열명 중 약 다섯명은 일생동안 증상없이 지낼 수도 있으나 통증이 발생하는 대부분의 경우는 공복에 갑작스런 식사시 배앓이가 심하게 상복부에 나타나면서 어깨 부위나 등 부위도 같이 아플 때가 많다. 이와 같이 담석증의 가장 주된 증상으로는 통증으로 경우에 따라서는 우상복부에 아주 심한 통증이 오며 이 통증은 수분동안, 혹은 몇시간씩 계속되며 하루에 몇차례씩, 혹은 1년에 몇차례씩 반복되기도 한다.
그 다음으로 흔한 증상은 소화불량으로 음식물과 관계가 많다. 특히, 식사 때 기름기가 많은 음식(돼지고기, 닭고기, 계란 등)을 먹고 나면 소화가 잘 안 된다. 이때에 구역, 구토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도 있고 염증이 생기면 발열과 동통이 심해진다. 따라서 기름진 음식에 소화가 잘 안 되는 사람이나 자주 체하는 사람에서 검사를 해보면 담석이 발견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한 담관에 담석이 있는 경우에는 춥고 떨리는 증상과 구역. 구토, 황달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을지대학병원 소화기내과 차상우 교수는 “황달은 먼저 눈에 나타나고 다음에 소변색깔이 노랗게 물들어 나타나기도 한다”며 “이럴 경우에는 패혈증이 동반되어 증상이 아주 위험해 질 수 있으므로 빨리 전문의와 상담을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 초음파 검사로 간단하게 진단
담석증이 의심되는 경우 진단 방법으로는 일단 초음파 검사로 간단하게 진단될 수 있으나 보다 정확한 진단이나 담관담석의 진단을 위해서는 내시경적 역행성 췌담관 조영술을 실시해 진단할 수 있다. 또한 담관담석이 있을 때에는 혈청검사에서 알칼라인 포스파타제(Alkaline phosphatase)나 빌리루빈(bilirubin)치가 비정상적으로 상승되어 있으며, 염증이 동반되어 있으면 백혈구수의 증가를 볼 수 있다. 반면에 단순 복부촬영은 아무런 처치없이 찍는 것으로 제일 간단하지만 칼슘을 함유한 담석에서만 하얗게 보여 전체 담석의 약 15%에서만 X선에 나타나 진단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한 경구담낭조영술은 과거에는 많이 시행되었으나 최근에는 거의 초음파로 대치되었으며 현재는 수술이 아닌 내과적 치료의 적응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서만 시행되고 있다.
- 담낭주머니에만 담석이 있는 경우 복강경 수술로 치료
담석증의 치료는 크게 대증요법과 근치적 요법으로 나눌 수 있다. 근치적 요법은 과거에는 주로 수술적 요법에 의존하였으나, 최근에는 치료내시경술의 발달로 수술이 필요 없이 내시경으로만 치료가 가능한 경우도 많다. 담석중 일부분에서는 약물을 이용하여 담석 용해요법을 시행하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적응이 되는 담석이 흔하지 않고 완전 용해율이 낮으며, 약을 1년 이상 장기간 복용함에 따라 생기는 약간의 부작용으로 그다지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담석증의 근치적 요법은 담석의 존재 위치에 따라 그 방법에 많은 차이를 보인다. 모든 검사를 시행 후 담낭주머니에만 담석이 있는 경우에는 증상이 있으면 수술을 원칙으로 시행하게 된다. 수술방법은 과거에는 개복술을 시행하였으나 최근에는 복부 4곳에 조그마한 구멍을 뚫어 복강경을 이용하여 개복을 피하면서 비침습적으로 완전한 담석치료를 할 수 있는 복강경 담낭절제술을 많이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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