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대형주택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큰 가운데 고가주택을 보유한 가계일수록 과다차입 경향을 보여 가계부채 문제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한국은행이 담보가능 금액별 채무상환능력을 분석한 결과, 고가의 주택을 보유한 가계일수록 소득에 비해 많은 돈을 빌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말 4대 시중은행의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을 기준으로 봤을 때 주택을 담보로 빌릴 수 있는 금액이 3억원 이하인 차주는 소득 대비 대출액 비율이 189%인 반면 9억원 초과인 차주는 2배에 가까운 360%에 달했다.
이는 담보가액이 9억원 이상인 주택을 보유한 가계의 소득이 1천만원이라면 소득의 3.6배에 달하는 3천600만원을 대출했다는 뜻이다.
담보가액 3∼6억원 이하의 주택보유자는 소득 대비 대출액 비율이 255%, 6~9억원 이하 주택보유자는 285%였다.
대출액이 소득의 6배가 넘는 과다차입자의 비율도 고가 주택을 보유할수록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담보가액이 9억원을 초과하는 가계 가운데 과다차입자 비중은 절반에 가까운 48.5%를 기록했다. 반면 3억원 이하는 17.1%에 불과했다.
담보가액 3∼6억원 이하는 과다차입자 비중이 27.4%, 6∼9억원 이하는 36.5%를 차지했다.
일반적으로 고가주택보유자는 비교적 소득이 높은 계층에 속해있는 것으로 여겨 위험성을 간과하기 쉽지만
아파트 가격 상승을 기대하고 고가주택을 담보로 무리하게 돈을 빌린 가계라면 주택가격이 하락했을 때 돈이 묶이면서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지난 3월 기준 대형 아파트 가격은 2008년 5월 최고 수준보다 3.1%가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에 중형 및 소형 아파트는 5.8%, 12.3%가 올랐다.
또 국민은행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규모별 매매가격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중형은 4.7%, 소형은 4.9%가 오른 데 반해 대형은 0.7%가 오르는 데 그쳤다.
전월과 비교하면 소형과 중형이 전월보다 각각 0.9%가 상승했지만, 대형은 0.3%로 비교적 상승폭이 작았다.
이에 따라 전월대비 중.소형 주택과 대형 주택 증감률 격차는 지난해 9월 0.2%포인트에서 지난달 0.6%포인트까지 벌어지면서 점점 더 벌어지는 추세다.
중.소형과 대형 아파트의 매매가격 상승률은 더 큰 차이를 보였다.
지난달 중형과 소형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년 같은 달보다 각각 5.4%, 8.3%가 올랐지만, 대형 아파트는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0.5%에 불과했다.
전월보다는 중형이 1.2%, 소형이 1.5%, 대형이 0.4%가 올랐다.
중.소형과 대형아파트 증감률 격차도 지난해 9월 0.3%포인트에서 지난달 0.8∼1.1%포인트로 벌어졌다.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