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홍역 예방 접종을 외면한 탓에 최근 3개월 사이 6천500여 명이 홍역에 걸리는 등 홍역이 번지고 있다.
WHO는 프랑스에서만 지난 1월에서 3월 사이에 홍역 환자 4천937명에 이르렀다.
지난해 1년 동안 프랑스에서 발생한 홍역 환자가 5천90여명이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엄청나게 늘어난 것이다.
WHO는 프랑스뿐 아니라 최근 3개월 동안 유럽 전역 33개국에서 무려 6천500명의 홍역 환자가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스페인 안달루시아에서 600여명, 마케도니아 수도 스코페에서 400여명의 환자가 발생한 것을 비롯해 영국, 독일, 네덜란드, 노르웨이, 루마니아, 러시아, 스위스 등 거의 전 지역에서 홍역 발병이 늘었다.
레베카 마르틴 WHO 코펜하겐 지부장은 "아무리 최대한 조심스럽게 표현해도 엄청난 수치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며 "최근 몇 년 동안 홍역 발병 자체가 별로 보고된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WHO는 유럽인 부모들이 백신의 효과를 믿지 않는 바람에 자녀에게 예방접종을 해주지 않아 이런 일 벌어졌다고 보고 있다.
1998년에 영국에서 ''유행성 이하선염, 풍진, 자폐증, 홍역 백신은 믿을 수 없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가 나오고 나서 예방 접종률이 뚝 떨어졌다.
홍역 발병을 막으려면 전체 인구의 90% 정도가 예방 접종을 하지만 예방 접종에 대한 불신풍토 때문에 현재 유럽 각 지역에서 예방 접종률이 고르지 못한 실정이다.
영국인 부모들이 한꺼번에 자녀에 대한 예방 접종을 취소하는 사례가 발생해 현재 영국 일부 지역에서는 예방 접종률이 50% 정도로 떨어졌다.
마르틴도 "10세에서 19세 사이의 유럽 청소년들이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예방 접종을 하지 않고 있다"며 "이게 바로 대규모 발병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마르틴은 "홍역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이 크게 낮아졌다"고 경고했다.
WHO는 유럽 내 예방 접종 실태를 조사하고 프랑스, 독일, 벨기에, 스위스 정부 관계자와 함께 이달 말 공동 토론회를 열어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홍역은 열, 기침, 콧물, 뺨에 붉은 반점과 뾰루지를 동반하며 면역력이 약한 이나 아기들이 걸리면 생명에 위험하다.
또 홍역에 걸린 어린이 15명 중 한 명꼴로 폐렴, 발작, 뇌염 등 합병증을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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