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제 aT(농수산물유통공사) 사장은 1일 민·관 합동으로 미국에 국제곡물회사를 설립하는 사업에 CJ가 돌연 불참 입장을 밝힌 데 대해 "CJ를 제외한 나머지 회사들과 사업을 그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 사장은 이날 "국가적으로 중대한 사업을 한 회사가 빠지겠다고 해서 차질을 빚게 할 수는 없다"면서 "다른 민간회사들도 사업을 추진한다는 근본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최근 이상기후 및 수요 증가 등으로 국제곡물가격이 급등하자 밀, 보리, 옥수수 등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민·관 합동으로 미국에 곡물회사를 설립, 곡물을 직접 사서 국내로 들여오는 국가곡물조달시스템 구축을 추진해왔다.
그동안 국내 업체들은 자급률이 저조한 밀.보리.옥수수 등을 카길과 같은 메이저 국제곡물회사에 대부분 의존해 국내에 들여왔으나 `식량안보'' 차원에서 자체적인 구매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하 사장은 "현재 CJ를 빼고 삼성물산, 한진, STX 3사 간 지분조정에 대해 논의 중이며 지분조정만 되면 회사 설립에 큰 차질은 없을 것"이라면서 "이르면 이달 중에 국제곡물회사 설립을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aT와 3개 민간회사들은 당초 `40 대 60''으로 투자키로 했던 지분 비율을 곡물회사 설립 때는 `55 대 45''로 조정하되, 회사 설립 후 본사업에선 원래대로 `40대 60 비율''로 투자, 사업을 진행키로 실무선에서 합의를 봤다고 하 사장은 전했다.
하 사장은 "본사업비를 제외하고 곡물회사 설립에 필요한 자본금은 250만달러 정도로, aT가 지분을 55%(137만5천달러)로 늘린다고 해도 올해 예산으로 200억원을 확보해 놓고 있어서 그 정도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3개 민간회사들이 이달 중순까지는 이 같은 지분조정에 대해 최종의사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되며 CJ가 빠짐에 따라 업무조정이 필요하지만 이르면 이달중에는 곡물회사를 설립하는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태스크포스에 참여해 국제곡물회사 설립에 깊이 관여해온 CJ가 돌연 불참의사를 밝힌 이유에 대해 "내 입으로 직접 말할 수는 없다"면서 "국가곡물조달시스템이 구축될 경우 손해를 볼 것을 우려해 이를 무산시키려했던 세력들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만 말했다.
aT와 민간회사들은 당초 올해 3월말까지 국제곡물회사 설립을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 오는 5월께 미국 시카고에 곡물회사를 설립한다는 계획이었다.
하 사장은 "올해 미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면 하반기에 첫 사업으로 콩 5만t과 옥수수 5만t을 국내에 도입할 예정"이라면서 "내년부터는 브라질과 러시아 연해주에도 국가별로 전문화된 컨소시엄을 구성해 전략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T는 외국에 곡물회사를 설립하는 등 국가곡물조달시스템을 구축하게 되면 오는 2015년에는 연간 총 도입 곡물 1천400만t의 30%인 400만t(옥수수 250만t, 밀 100만t, 콩 50만t)을 이를 통해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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