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파동이 선물시장도 강타하고 있다.
구제역 발생이 100일이 지났지만 파장이 길어지면서 돈육선물 가격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돈육선물은 특정 시점에 예정된 가격으로 돼지고기를 사고팔기로 한 계약이다.
돼지고기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되면 미리 매매가격을 고정하려는 수요가 늘어나 돈육선물 가격은 상승한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돈육선물 최근 월물 가격은 경북 안동의 양돈농가에서 구제역이 확인됐던 작년 11월 말 1kg당 3천810원에서 2월말 6천100원으로 상승했다.
3월 들어서도 돈육선물가격은 5거래일 연속 상승해 8일 기준 6천560원을 기록했다.
3개월 만에 60% 넘게 급등한 것이다. 거래대금의 18%를 증거금으로 내면 거래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 계좌에 넣어둔 금액 대비 수익률은 최대 333%에 이른다.
그러나 돈육선물의 거래량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돈육선물 일평균거래량은 작년 12월 40계약, 올들어 1월 65계약, 2월 32계약, 3월 51계약 등으로 상장한 지 3년이 가까워져 오지만 하루 100계약도 넘기지 못하고 있다.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는 위험을 피하려는 헤지 수요가 있는 양돈업자들의 참여가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또 시장의 거래량과 변동성이 적다보니 다른 투자자도 시장을 외면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원인이다.
오제호 NH투자선물 연구원은 "2008년 처음 상품을 내놨을 때 기본예탁금이 1천500만원, 증거금율이 21%로 너무 높았다. 나중에 둘 다 내렸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친 격이 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양돈업 하는 분들 대부분이 40~50대로 선물상품의 개념이나 전산매매에 익숙하지 않고, 일반 투자자들은 돼지고기 유통과정, 가격결정방식 등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일정한 거래량이나 변동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시장에 참여할 유인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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