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성 예금증서(CD) 금리 등 시중금리가 치솟으면서 대출 금리도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시중은행의 CD 연동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는 연 6.6%를 넘어섰고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최고 연 6%를 돌파했다.
이런 금리 인상 추세 속에서 대출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리면 금리 상승 여파로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리 상승세로 CD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009년 1월 초 이후 2년2개월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하나은행은 오는 7일 CD 연동 주택대출 금리를 연 5.14~6.64%로 올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의 CD 연동 주택대출 금리는 이번 주 연 4.94~6.24%로 지난주보다 0.07%포인트 상승했다.
신한은행도 CD 연동 주택대출 금리를 4.82~6.22%로 지난주초보다 0.06%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
신한은행 CD 연동 주택대출 금리 인상폭은 작년 말과 비교하면 0.42%포인트에 이른다.
외환은행의 CD 연동 주택대출 금리도 4.65~6.40%로 작년 말보다 0.26%포인트 올랐다.
주택대출 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91일물 CD 금리는 급등세를 지속하면서 지난 4일 연 3.27%로 마감했다.
CD 금리는 2009년 1월7일 3.92% 이후 2년2개월여만에 최고치다.
이 금리는 지난 1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0.47%포인트 급등했다.
최근 CD 금리 상승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시중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다른 대출 금리도 모두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작년 말 5.69~9.13%이던 우리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현재 6.21~9.65%까지 인상됐다.
최근 수요가 몰리고 있는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인상 행진을 벌이고 있다.
우리은행의 전세대출 금리는 작년 말 4.40~5.44%에서 최근 4.77~5.81%까지 인상됐다.
국민은행의 경우 신규 취급기준 코픽스 연동 전세대출 금리가 작년 말 4.22~5.62%에서 현재 4.69~6.09%로 올랐다.
잔액기준 코픽스 연동 전세대출 금리는 4.32~5.72% 수준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은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시중금리가 급등세를 나타내면서 대출금리도 오르고 있다"며 "금리 상승기가 지속되면서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은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은행권 원화대출이 올해 들어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최근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까지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과 신한, 우리, 하나, 기업은행 등 5개 시중은행의 원화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현재 651조6천640억원으로 전월말보다 3조7천667억원 증가했다.
시중은행의 원화대출은 작년 11월 651조9천262억원에서 작년말 645조9천714억원으로 줄었지만, 올해 들어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두 달간 5조6천926억원 늘었다.
올해 들어 총수신이 15조3천922억원 급증하자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대출 영업에 나선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원화대출 중 절반가량이 CD연동 대출인 점을 고려하면 CD금리가 연 0.5%포인트 오를 경우 대출자들의 연간 이자 부담은 1조6천300억원가량 증가한다.
전문가들은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 대출의 부실화를 방지하기 위해 코픽스 등 수신금리 연동 대출과 고정금리형 대출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나고 있지만, 은행권 주택대출 중 CD연동 대출의 비중은 여전히 60%를 웃돌고 있다.
주택대출 중 고정금리형 대출의 비중은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정성태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금리 상승 때 가계와 금융업계가 받는 충격을 최소화하려면 고정금리형 대출을 늘려야 하지만, 변동금리형 대출보다 높은 금리 때문에 고객들이 꺼리는데다 장기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은 은행들도 고정금리형 대출을 꺼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위험도가 높은 변동금리형 대출의 비중이 높은 은행에 충당금을 더 쌓게 하는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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