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한 야구 선수들의 이름을 무단으로 사용한 온라인 게임업체에 배상책임을 묻는 판결이 나왔다.
야구선수 은퇴자들의 모임인 일구회는 지난해 5월 인터넷 야구게임 ''슬러거'' 운영사인 네오위즈게임즈를 상대로 서울동부지법에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5억3천여 만원의 배상판결을 받아냈다고 28일 밝혔다.
배상금액은 2007~2009년 초상사용권과 성명권을 침해당한 전체 현역 및 은퇴선수 총 2천500명 중 일구회에 손해배상 청구권을 양도한 은퇴선수 273명의 몫으로 1인당 196만여만원 꼴이다.
일구회의 구경백 사무총장은 "나머지 선수들도 손해배상을 청구하면 같은 금액을 받을 수 있다"면서 소송을 통해 전체 전·현직 프로야구 선수가 받아낼 수 있는 손해배상금은 50억원가량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직 선수와 은퇴 선수로 구분하면 2천여 명의 은퇴 선수들에게 돌아갈 금액은 약 40억원이라고 일구회는 덧붙였다.
법원은 이번 판결에서 선수들의 현역·은퇴 여부나 지명도와 관계없이 같은 금액을 배상하도록 했다.
구 사무총장은 "그동안 관행적으로 유명 선수와 무명 선수를 구분하려 했는데, 법원은 지명도는 사용자의 선택에 따른 것일 뿐 모든 선수가 게임의 요소라는 점을 인정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재판부는 슬러거 게임의 순매출액 중 22%를 야구 자산에 대한 사용료로 산정했고, 이를 다시 11%씩 똑같이 구단과 전체 선수 몫으로 인정했다.
구 사무총장은 "매출액의 22%라면 상당히 큰 비중"이라며 "온라인 게임 회사들의 눈부신 성장 원동력이 선수들에 있다는 것을 적시한 판결"이라고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일구회는 "이번 판결이 프로야구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며 "은퇴 선수의 정당한 권리가 보장되는 가운데 온라인게임 시장도 확대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네오위즈게임즈는 "이번 판결은 소송 당사자인 은퇴 선수 273명에게만 해당될 뿐"이라며 "2007년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KBO의 마케팅 자회사인 KBOP 및 프로야구선수협회 등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어 현직 선수에게는 대부분 정당한 대가를 지불했다"고 밝혔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이번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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