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은 입학개학을 앞둔 자녀에게 중요한 시기다. 이 맘 때쯤에는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가 다른 아이들보다 학습량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선행학습을 시키는 것이 일반적이다. 입학·개학을 앞두고 자녀를 학교에 보내야 하는 부모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울면서 집에 돌아오지는 않을까’ 부터 시작해 ‘학습진도에는 잘 따라갈까’ 까지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다.
그렇다고 걱정만 할 순 없는 노릇. 부모들이 아이의 학교생활 적응을 위해 입학·개학을 앞두고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아이의 건강상태 체크다. 특히, 청력에 문제가 있을 경우 학습진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등 학교생활에 막대한 지장을 줄 수 있으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입학 전 귀 검사 및 청력검사는 필수
올해 입학하는 예비 초등학생 송민호군(8세. 가명)는 감기를 크게 앓고 난 이후부터 부쩍 TV에 가까이 앉아 시청하는 경우가 잦아졌다. 송군의 어머니 김은미씨(35세. 가명)는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입학 전 청력검사를 받아보니 감기로 인한 중이염이 아이의 난청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취학 전 아이들에게 감기 다음으로 흔한 질환이 중이염이다. 중이염은 소아난청을 일으킬 수도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급성이 아니라면 중이염에 걸려도 대개 아이들이 아파하거나, 열도 나지 않아 병을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부모들은 정기적으로 아이들의 귀 검사와 청력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아이의 청력에 이상이 생기면 수업을 제대로 들을 수 없어 학습진도를 따라가지 못해 학교생활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또, 난청 때문에 또래 친구들에게 일명 ‘사오정’으로 놀림감이 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아이가 갑자기 TV 소리를 높여서 보거나 가까이 다가가서 보고, 여러 번 불러도 반응이 없을 때는 청력 이상을 의심해봐야 한다.
가장 큰 난청의 부작용은 언어발달에 장애가 오는 것이다. 난청으로 인해 정확한 단어를 듣지 못해 발음 구별능력 등의 언어발달이 지연될 수 있기 때문에 적기에 정확한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 청력이상, ADHD 증상과 혼동하기 쉬워 주의 필요
청력이 조금 나쁜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도 그렇다고 생각을 해서 늘 큰 소리로 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 자신이 잘 들리지 않으니까 남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지만, 이 때문에 학급에서 늘 소란스런 아이로 취급을 받는 일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안절부절 못하고 제멋대로 행동하거나 고성을 지르는 등의 증상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와 혼동하기 쉬운 대표적인 증상이므로 난청인지 ADHD인지 병원에서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고 조기에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 이 때 ADHD와 난청의 증상은 쉽게 구별해내기 어려우므로, 두 가지 증상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전문의에게 진찰과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 청력 손상시 보청기 착용해야
청력은 한 번 손상되면 복구가 불가능하므로, 청력이 손상되었다는 진단을 받으면 가능한 빨리 보청기 등의 청각보조기기를 착용해야 한다. 그러나,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은 부모들의 잘못된 판단으로 보청기 착용을 꺼리는 경우가 많은데, 제 때 보청기를 착용하지 않으면 아이의 청각발달뿐만 아니라 언어발달과 학습발달에 심각한 영향을 주게 되므로 조기 보청기 착용이 중요하다.
전 세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난청예방 캠페인인 ‘히어더월드(Hear the world)’의 국내 캠페인을 주관하고 있는 포낙보청기 신동일 대표는 “우리나라의 부모들은 남의 눈을 의식해 아이의 보청기 착용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은데, 조기에 보청기를 착용해야 더 이상의 청력 손상을 막을 수 있다”면서, “최근에는 외부에서 보청기 착용을 알아채기 힘든 귓속형 보청기 제품도 많이 나와있으므로 충분히 고려해 볼만 하다”라고 설명했다.
보청기를 선택할 때에는 전문의나 청각 전문가의 정확한 청력검사를 통해 아이의 청력에 적합한 보청기를 착용해야 하고, 청력보호를 위해 정기적인 검사와 관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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